
가수 박지윤을 처음 만난 건 2년 전의 일이다.
당시 박지윤은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의 전속 가수로 활동 중이었다. 미스틱의 연간 프로젝트였던 ‘미스틱 오픈런’ 공연을 앞두고 박지윤은 대기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30여 분간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뇌리에 깊숙이 남았던 말이 있다. “내 음악을 좀 더 해야겠다”는 말이었다.
박지윤은 독특한 궤적을 가진 가수다. 10대에 CF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가 프로듀서 박진영을 만나 당대 최고의 섹시스타로 주목받았다. 어느 날엔가는 돌연 자취를 감추더니 인디 뮤지션이 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윤종신과 인연으로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잠시 몸을 담그기도 했지만, 솔로 음반은 기어코 혼자의 힘으로만 완성해냈다.

박지윤은 1년 째 소속사 없이 활동 중이다. 음반 발매 보도자료 릴리즈는 유통사가 대신해주고 있다. 지난해 인터뷰 진행 당시에도 그녀는 그 흔한 매니저 한 명 없이 상암동 MBC의 한 카페에서 기자를 만났다. 소속사에 들어갈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박지윤은 답했다. 자신을 움직이는 건 자아(自我)라는 생각이 든다고, 뒤돌아보니 자신은 누군가 시키는 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노라고.
덕분에 5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음반이지만 방송 활동은 많지 않다. 지난달 28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를 마쳤고 오는 8-9일에는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한다. 17-18일에는 홍대 벨로주에서 단독 공연을 연다. 소극장 공연치고 제법 고가의 공연인데도, 티켓은 이미 동이 났다. 그러니까 박지윤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손에 꼽게 적다는 뜻이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이라면, 그녀의 라이브를 아예 듣지 못할 수도.
하지만 반가운 행보다. “소비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던 그가 직접 ‘선택’한 길이다. “내 음악을 좀 더 해야겠다.” 박지윤의 정규 9집을 들으며 그녀의 다짐을 다시 한 번 헤아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