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맹선미 기자]
5일 방송되는 EBS1 ‘극한 직업’에서는 수천 번의 손길로 완성되는 귀금속 세공 현장을 찾아간다.
◆투박한 금덩이가 찬란한 빛을 가지기까지, 귀금속 세공의 세계
작은 귀금속 하나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수많은 세공사들의 손길이 필요하다. 디자인부터 실물 제품이 나오기까지, 그 시간만 무려 3주나 걸린다. 세밀한 작업의 연속이지만, 한 번의 실수가 생기면 되돌릴 수 없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하루 작업량 무려 700~1,000개이다. 세공사들은 오늘도 분주히 움직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귀금속을 만든다.
새로운 귀금속을 구매하는 것도 설레지만, 오래된 귀금속을 취향에 맞춰 재가공하기도 한다. 오래전 맞춘 결혼 예물이나,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귀금속은 유행이 지나 착용하기 어려운 게 사실. 때문에 의미와 추억은 살리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가공을 요청하는 의뢰가 많아졌다고 한다. 30년 전 결혼 예물로 맞춘 다이아몬드 반지의 대변신한다. 반지에 세팅된 다이아몬드를 조심스럽게 빼내 요즘 유행하는 디자인의 반지로 재탄생 시킨다. 재가공을 맡기는 고객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작업자들은 어떤 작업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 낡은 귀금속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서울 종로구의 한 순금 세공 업체. 이곳에선 작은 항아리 모양의 순금 장식품 제작이 한창이다. 순금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투자용,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는 순금 항아리이다. 특히 순금 항아리 안에 1돈(3.75g)짜리 순금 쌀알을 넣어 모으는 재미가 쏠쏠해, 수집용으로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항아리 모양 주물을 뽑아내기 위해선 먼저 왁스 모형을 제작해야 하는데, 여기선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왁스를 조각한다. 요즘에는 보통 3D 프린터의 도움을 받아 귀금속 모형을 제작하지만, 금 항아리는 정교한 디자인이 생명이다. 50년 경력의 세공사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왁스를 조각하는 방법을 고집하고 있다.
순금이 녹는 온도, 약 1,064℃! 뜨거운 불 앞에서 주조 작업이 끝나면 수작업으로 금 항아리의 모양을 잡아줘야 한다. 연마부터 무늬를 넣는 작업까지, 그렇게 일주일에서 보름간 수천 번의 손길을 거치면 금 항아리가 황금빛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물건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작품을 만든다는 장인들. 명작을 탄생시키기 위해 손끝이 까매질 정도로 세공에 몰두하는 그들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