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첫 방송된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 임재이 역을 맡은 홍민기가 차가운 카리스마와 속내를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극의 긴장감을 조율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임재이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춘화를 그리다 넘어지려던 자신의 정혼자 해림(한소은 분)을 부축하며 등장한 그는 옆에 있던 기녀를 자신의 첩실이라 소개하는 파격적인 행보로 해림을 당황케 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상황을 관조하는 냉철한 면모와 여유로운 태도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통찰력은 ‘미스터리 냉미남’의 정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과장 없는 동작과 절제된 표정 연기는 인물의 속내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들며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은 은조(남지현 분)와의 팽팽한 기 싸움이 돋보인 활터 장면이었다. 재이는 말수는 적지만 한 장면, 한 동작만으로도 주변의 공기를 바꾸며 시선을 압도했다. 은조가 오라버니 대일(송지호 분)을 애틋하게 대하자, 그는 “첩자식 주제에. 법도에 어긋나잖아”라며 차갑게 쏘아붙여 장내 분위기를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어지는 내기 장면에서 재이의 잔혹함과 치밀함은 더욱 빛을 발했다. 과거 입격까지 재이 패거리와 어울리지 말라는 은조의 조건에 분노한 재이는 대일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리게 하는 위협적인 벌을 내리며 극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비록 은조가 날아가던 새를 맞추며 내기에서 이겼으나, 그를 향한 재이의 매서운 시선은 두 사람 사이의 묘한 텐션과 복합적인 내면을 동시에 드러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비주얼에 대한 호평도 뜨겁다. 단정하면서도 날 선 인상을 지닌 홍민기는 한복 차림으로 차가운 카리스마를 배가시키며 ‘사극 남신’이라는 수식어를 완성했다. 여기에 첫 사극임에도 흔들림 없는 발성과 안정적인 연기 톤을 선보이며 장르에 완벽히 녹아들었다는 평이다.
이처럼 홍민기는 ‘은애하는 도적님아’ 단 2회 만에 미스터리한 캐릭터 재이를 자신만의 결로 완성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향후 전개에서 재이가 어떤 선택을 내리며 극을 흔들지, 홍민기가 보여줄 또 다른 얼굴에 기대가 모인다. 첫 사극 도전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증명한 홍민기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KBS 2TV 새 토일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매주 토, 일 저녁 9시 20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