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이영애의 드라마로 알려졌던 ‘이몽’이 새 판을 짜고 윤곽을 드러냈다.
30일 드라마 ‘이몽’(극본 조규원, 연출 윤상호, 제작 이몽 스튜디오 문화전문회사) 측은 “‘이몽’이 오는 2019년 5월 초 MBC 편성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몽’은 일제강점기 경성과 만주 그리고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펼치는 첩보 멜로다. 일본인에게 양육된 조선인 외과의사 이영진(이요원 분)과 독립투쟁의 최선봉이었던 비밀결사 의열단 단장 약산 김원봉(유지태 분)이 상해임시정부 첩보요원이 되어 태평양 전쟁의 회오리 속에서 활약하는 시대극이다.
초반 이영애에 이어 배우 유지태가 남자주인공으로 거론되면서 ‘이몽’은 영화 ‘봄날은 간다’ 주인공들을 18년 만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최근 스케줄상 이영애가 하차를 알렸고, ‘선덕여왕’ ‘마의’ 등 MBC에서 활약해온 이요원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됐다. 이로 인해 이영진 캐릭터 일부분이 수정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몽’ 자체가 이영애의 드라마로 알려진 만큼 그의 이미지를 지워야 하는 부담감은 이요원이 그대로 껴안게 됐다.
특히 ‘이몽’은 250억 원 대의 제작비가 투여된 블록버스터다. 대작인 만큼 제작비 회수가 관건이기에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기 전 PPL 역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꼭 필요하지만 시대극에서 PPL은 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요소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블록버스터 사극 ‘미스터션샤인’의 경우 꽤 안정적으로 PPL을 극 안에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고 있어, 더 이상 시대극에 PPL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몽’ 역시 이야기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표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어느 방송사나 제작비가 높은 드라마를 편성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일 테지만, MBC의 경우 최근 드라마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우려를 할 만하다. ‘위대한 유혹자’ ‘20세기 소년소녀’ 등은 MBC 최저 시청률을 매번 경신하며 1%대를 기록했으며, 최고 드라마로 꼽힌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와 ‘더블유’ 등의 최고 시청률 역시 13~14%대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몽’은 MBC 퓨전 사극의 대표작인 ‘태왕사신기’를 이끌었던 윤상호 PD, 그리고 KBS ‘아이리스’, ‘아이리스 2’ 등을 집필한 조규원 작가 등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미 대작을 잘 맛본 제작진들이기에 새로운 프로젝트 또한 잘 운용되리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제작비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국내 방송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둘 수 있다. ‘이몽’은 한중 합작 작품으로, 앞서 중국의 글로벌 컨텐츠 제작 회사 항주 쟈핑픽쳐스 유한공사(대표 우쟈핑)가 합작 투자를 확정했다. ‘이몽’ 측에 따르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중국에서 방영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최근 수년간 한국과 중국 사이의 합작이 전무한 상황에서 이뤄진 결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높다.
한편, ‘이몽’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글로벌 프로젝트다. 1년 전부터 편성을 확정하는 것은 드라마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러한 부담감 속에도 여러 준비 끝에 촬영에 돌입할 준비를 마친 ‘이몽’이 과연 국내와 전 세계의 이목을 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