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TV 등 기존 미디어들이 제작하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유수의 해외 드라마들까지 안방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시대다. 콘텐츠 대홍수 속에서 좋은 콘텐츠의 정보를 미리 접하는 건 필수가 됐다.
'비즈X웨이브 리뷰'는 비즈엔터가 국내 첫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 큐레이션 코너다. 놓치기 아쉬운 고퀄리티 콘텐츠들을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편집자 주]
2011년 유럽 국가 부채 위기 사태를 악용해 돈과 권력을 장악하려는 거대 자본의 치밀한 사기극을 추적하는 금융 스릴러 드라마 '데빌스'는 범죄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탈리아 제작진이 참여해 전 세계 160개국에 수출되며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다.
'데빌스'는 이탈리아 소설가 귀도 마리아 브레라(Guido Maria Brera)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구성된 10부작 드라마다. 공개되자 많은 주목을 받으며 시즌2 제작까지 확정되었다. 올해 4월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첫 방송 됐는데, 특히 이탈리아에서 1회 방송 이후 시청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종회는 10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미국에는 올 가을 정규 편성됐으며, 한국에서는 웨이브를 통해 독점 제공되고 있는 드라마다.
'데빌스'는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기업 스릴러 소재로 눈에 익은 배우들도 등장한다. '그레이 아나토미', '트랜스포머3',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등 유명 작품에 출연한 '페트릭 뎀시'를 비롯해 '알레산드로 보르기', '라이아 코스타'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영국 NYL 은행의 투자 운용팀장 마시모 루게로(알레산드로 보르기)는 유럽 금융의 중심지 영국에서 타고난 직감을 활용해 공격적인 투자 방법으로 거액의 수익을 거두며 빠르게 출세가도에 오른 인물이다.
마시모는 2011년 1월 국가 부도 사태로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는 그리스 공채를 이용해 하루 만에 2억 5천만 달러(한화 3,000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은행에 엄청난 이익을 안긴다. 그는 사장 도미닉 모건(패트릭 뎀시)의 신뢰와 찬사를 받으며 유력한 차기 부사장 후보로 거론된다. 출세가도의 방점을 찍은 마시모지만 그의 경쟁자 에드 스튜어트(벤 밀스)의 견제가 거세다. 3대째 은행업에 종사하는 집안 출신의 에드워드는 자수성가형인 마시모가 못마땅하다.
그러던 어느 날, 파티 도중 미스터리한 메모를 받은 마시모는 메모에 적혀 있는 호텔 방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5년 전 사라진 아내 캐리를 만난다. 아내를 다시 만났다는 기쁨을 표현할 새도 없이 약물 중독자에 매춘부가 돼 있는 아내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또 다시 사라져버리는 아내의 모습에 망연자실한다.
마시모는 캐리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자신을 욕보이기 위해 꾸민일이라고 생각하며 분노한다. 과거 이사진들의 눈 밖에 났던 캐리가 다시 나타나면서 마시모의 부사장 승진이 가로막히고, 차기 부사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에드 스튜어트가 벌인 짓이라고 판단한 마시모는 냉철함을 잃고 그를 향해 분노를 쏟아낸다.
결국 승진에 실패한 마시모는 며칠 후 더 큰 음모에 휘말린다. 에드가 건물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사망하자 마시모가 주요 용의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마시모와 에드가 격하게 싸우는 모습이 CCTV에 찍히고, 에드의 노트북에서 삭제된 파일명이 '마시모'였던 등 정황이 마시모를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몰아간다.
마시모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연이어 벌어지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의심의 시작은 마시모에게 충성을 묻는 사장 도미닉 모건. 그의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려 애쓰는 사이 마시모에게 국가 비밀을 폭로하는 조직 '서브테라니아'의 소피아 플로레스(라이아 코스타)가 접근한다. 그녀와 함께 사라진 서류를 찾던 마시모는 서서히 유럽 국가 부도 사태를 악용해 유럽 경제를 붕괴시키려는 거대한 사기극의 실체를 파악하게 되고, 그 전말을 파헤쳐 나가기 시작한다.
'데빌스'는 줄거리 전개가 매우 빠르다. 첫 회부터 마시모의 등장과 소개 후 10분도 되지 않아 매춘부로 등장한 전부인, 부대표에 오르지 못한 사건 등 다양한 이야기가 몰아치며 전개된다. 금융가의 이야기가 주요 주제지만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결합해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현실성 있는 배경과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원작자가 실제 이탈리아와 전문 주식 투자자이기 때문에 환율 범죄, 국제 금융사기, 주식 공매도 등을 보다 현실성 있게 그려낸다. 실제 작가는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모티브(Motive)를 얻어 소설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빌스'는 IMF 전 총재의 스캔들과 리비아 내전, 유럽 경제 위기 등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전 세계 금융 시장에서의 음모를 그렸다. 금융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 리뷰는 웨이브 공식 리뷰어 '데쓰노트'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