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TV 등 기존 미디어들이 제작하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유수의 해외 드라마들까지 안방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시대다. 콘텐츠 대홍수 속에서 좋은 콘텐츠의 정보를 미리 접하는 건 필수가 됐다.
'비즈X웨이브 리뷰'는 비즈엔터가 국내 첫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 큐레이션 코너다. 놓치기 아쉬운 고퀄리티 콘텐츠들을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편집자 주]
'빼앗는 사랑, 여름'은 '계약결혼'에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관계를 유쾌하게 표현한 일본 드라마다. 11억 원(1억 엔)을 걸고 계약 결혼을 하게 된 사장과 부하직원,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를 막으려는 한 여성의 고군분투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B급 감성과 호러가 적절히 섞여 여름에 가볍게 보기 좋은 작품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와 뻔뻔하다고 느껴질만큼 비정상적인 캐릭터까지, 소위 막장 종합 선물세트라 불리는 요소들이 한 움큼 가미됐다. 2019년 10월 일본문화 전문채널 채널 J에서 방영한 '빼앗는 사랑, 여름'은 미즈노 미키, 코이케 텟페이 주연으로 '빼앗는 사랑, 겨울'에 이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뜨겁고 격정적인 하룻밤을 보낸 뒤 연인이 된 키리야마 츠바키와 소라노 안즈. 중년 여성을 위한 결혼정보 회사 동료에서 하루아침에 사내커플이 된다. 하지만 츠바키와 안즈의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대표이사 사쿠라가 이 두 사람의 관계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온 것.
극 중 츠바키는 아버지의 보증 문제로 1억 엔 상당의 빚을 진다. 이때 사쿠라가 계약 결혼을 전제로 1억 엔을 갚아주겠다는 파격적인 약속을 내건다. 사랑하는 연인 안즈와 빚을 갚아주겠다는 골드 우먼 사쿠라 사이에서 고뇌에 빠지는 츠바키. 그의 고민은 안쓰러우리만큼 현실적이었지만 결국, 돈이 아닌 사랑을 택한다.
일반적인 드라마라면 츠바키의 순정에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릴 법도 한데 '빼앗는 사랑, 여름'은 다르다. 츠바키의 선택에 분개한 안즈는 감금, 협박 등 수단을 불문하고 본격적으로 둘을 괴롭힌다. 안즈의 치졸한 복수 방법은 우스꽝스러우면서 동시에 섬뜩하기도 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빼앗는 사랑, 여름'이 막장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데에는 안즈의 치기 어린 복수 요소뿐만 아니라 만 19세 이상을 위한 콘텐츠에 걸맞은 자극적인 농담이 한몫 했다.
막장 요소를 능청스럽게 소화해 내는 세 배우의 익살스러운 연기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 드라마가 말도 안 되는 전개인 줄 알면서도 끊을 수 없게 한다. 마지막화로 치달을수록 막장에 막장을 더해 가는 '빼앗는 사랑, 여름'은 한 마디로 "MSG 한 스푼 넣으려다가 쏟아부은 느낌"이다.
햇볕이 강렬히 내리쬐다 못해 습도까지 높아 자꾸만 치솟는 불쾌지수로 여름날을 버텨내기 어려운 당신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드라마를 보다 '이게 뭘까'라는 생각이 들 때 시계를 한 번 보자. '빼앗는 사랑, 여름'에 흠뻑 빠져 '빼앗긴 당신의 여름'이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 이 리뷰는 웨이브 공식 리뷰어 '윤지수'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