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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동행' 손수레 끄는 할머니 위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손자

▲KBS'동행'(사진제공=KBS 1TV)
▲KBS'동행'(사진제공=KBS 1TV)
KBS'동행'이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를 위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재호를 만나본다.

22일 방송되는 KBS'동행'에서는 세상을 떠난 아빠 대신 손자를 홀로 키우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마산합포구를 누비는 소문난 짝꿍

뜨거운 태양이 아스팔트를 달구는 한낮. 창원 마산합포구의 조용한 동네를 구석구석 누비는 손수레가 있다. 홀로 손자를 키우기 위해 매일 같이 폐지가 산처럼 가득 쌓인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와 그 뒤를 밀어주는 손자 재호. 한창 공부할 나이에 폐지를 주우러 따라나서는 손자가 걱정되는 할머니는 노인정에 간다는 거짓말을 해보지만, 재호는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달려 나온다.

“할매만 따라다니면 공부는 언제 할래?”, “나한테 거짓말할 거야, 안 할 거야?” 뜨겁게 달궈진 손수레를 앞뒤로 끌며 실랑이를 벌이는 두 사람의 이마 사이로 땀방울이 흐른다. 이런 재호와 할머니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동네 사람들. 두 사람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손수레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폐지를 쌓아두곤 한다. 티격태격 다툴 때도 있지만, 그만큼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재호와 할머니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유일하고 소중한 가족이다.

▲KBS'동행'(사진제공=KBS 1TV)
▲KBS'동행'(사진제공=KBS 1TV)
◆할머니의 소망이 담긴 손수레

할머니는 재호가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아빠와 집을 나간 엄마를 대신해 홀로 재호를 품었다.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되고 억척스럽게 손자를 키워온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인 폐지를 줍기 시작했다. 손자를 위해 밤낮으로 낡은 수레를 끄는 할머니에게 잘해주는 이웃들도 있었지만, 반갑지 않게 여기며 시비를 걸고 무시하는 사람들도 견뎌야 했다.

그렇게 고생해서 모은 폐지 값은 많아야, 단돈 5000원. 푼돈이지만 할머니는 조금씩 그 돈을 모으고 있다. 이제는 할머니 인생의 마지막 목표가 된 손자 재호의 대학 학비를 모으기 위해서다. 할머니는 재호에게만큼은 자신의 가난을 대물림 해주고 싶지 않다. 어려운 형편에 재호에게 해주지 못한 게 많아 항상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살아왔다. 힘이 닿는 끝까지 재호를 제대로 키워내고 싶은 할머니의 수레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말하지 못했던 재호의 마음

태어나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부모님의 사랑과 빈자리는 재호에겐 시간이 흘러도 채워지지 않는 듯했다. 어릴 때부터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할머니를 보는 것도 편치 않았지만, 재호에겐 빈집에서 할머니를 홀로 기다리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학교와 센터에서 심리 상담을 받을 만큼 마음속 깊은 곳에 상처도 많은 재호는 이런 마음을 할머니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으려 애를 쓴다.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힘든 환경에서도 항상 당신보다 손자 재호를 먼저 품어주던 유일한 가족,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가는 몸으로 매일 같이 수레를 끄는 할머니를 보면서 재호는 하루빨리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어른이 되고 싶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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