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스물셋인 민선 양은 세상과 떨어진 채 병원에 갇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증 화상으로 투병한 지도 어언 3년. 목부터 허벅지까지 전신의 50%가 피부 전 층이 손상되는 3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는데요. 집에서 혼자 낡은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여 먹다 가스 불이 몸에 붙어버리는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 만 겁니다.
가까스로 목숨은 구했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수술과 재활 치료로 고통의 지옥 속에 있는 민선 양. 수분 부족으로 인해 가려움이 극심한 데다 관절이 굳어버린 탓에 일상생활조차 편히 할 수가 없는데요.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망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 딸을 바라보며 억장이 무너지는 엄마 영숙 씨. 딸을 살리겠단 일념 하나로 지금껏 살아왔는데요.
중학교 2학년 때 갑작스럽게 정신장애 판정을 받게 된 민선 양. 엄마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고 버팀목이었습니다. 영숙 씬 딸의 장애를 감싸 안으며 기꺼이 모든 걸 딸과 함께해 왔는데요. 열심히 돌본다고 돌봐왔건만 화상을 입어 몸의 장애까지 지니게 된 딸. 눈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24시간 병간호를 하기 위해 가족들과 떨어져 병원에서 지내느라 힘들어도 기댈 곳 하나 없는데요. 따뜻한 가족의 품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딸과 아내를 병원에 보내놓고 홀로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아빠 승현 씨. 지금껏 38번에 달하는 민선 양의 수술비를 대느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기약 없는 투병 생활이 야속하기만 한데요. 갈수록 두려운 수술, 이 고통이 멈출 날이 언젠가는 올까요?
어느새 39번째 수술을 받게 된 민선 양. 이번 수술은 왼쪽 팔꿈치 관절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피부를 늘려주는 건데요. 38번의 수술을 겪고도 앞으로 받아야 할 수술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언제까지 딸의 몸에 칼을 대야 할지 한없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엄마 영숙 씨. 담담한 척하려 애쓰다가도 수술실로 향할 때마다 무섭다며 엄마를 찾는 딸을 보면 쉬이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차가운 수술대에 홀로 누워있을 딸 생각을 하니 한없이 가슴이 미어지는데요. 장장 4시간이 넘게 걸리는 수술. 과연 민선 양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