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에서는 좋은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한지의 탄생 과정과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난 천년의 역사를 지닌 한지와 겨우내 쌓인 건물 외벽의 더러운 때를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줄 타는 청소업체의 아찔한 현장을 찾아간다.

봄맞이 시작은 바로, 청소이다. 요즘 누구보다 바쁜 사람들이 있다. 날이 풀리는 이맘때 가장 많은 작업 의뢰가 들어온다는 건물 외벽 청소. 이날 이들이 청소하러 간 곳은 서울 강남의 한 고층 건물. 이들이 챙기는 장비는 허공에 매달릴 로프와 이동 시 필요한 압축기, 유리를 닦는 청소도구뿐이다. 옥상에 올라가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줄 고정작업. 이들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기에 줄을 맬 때 긴장감이 넘친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난간에서 허공으로 넘어가 달비계에 앉는 순간이다. 아무리 베테랑 직원이라도 이 순간만큼은 공포에 사로잡힌다고 한다. 청소업체 직원들은 직접 만든 나무 의자 ‘달비계’에 앉아 좌우로 이동하며 유리창을 닦는다.
외줄 청소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바람. 굵기 18㎜의 외줄은 작은 바람에도 쉬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람이 거세면 위험해질 수 있기에 절대 작업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 사람이 2m의 폭을 닦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청소를 하지 못한 다른 쪽 작업을 위해 또다시 옥상으로 향한다. 하루에도 7~8번씩 오르내리며 청소를 이어간다. 외줄을 타고 청소하는 직업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게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았다. 누구나 할 수 없는 극한직업이기에 그만큼 자부심이 넘친다는 외줄 청소작업자들의 고된 노동의 현장이 공개된다.

사람 손을 100번 거쳐야 만들어진다는 전통 한지! 한지의 고장인 경북 안동에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재배하는 농가를 찾았다. 날이 쌀쌀해지는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채취 가능하다는 닥나무. 볕이 잘 드는 산비탈에 자라는 닥나무를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잘라 커다란 직사각형의 가마솥에 넣고 찌는데 이를 ‘닥무지’라고 한다. 꼬박 2시간을 불 때고, 또 2시간을 뜸 들여야 닥나무 껍질을 벗길 수 있다.
이렇게 채취한 닥나무 껍질은 한지 공장으로 이동, 다시 잿물을 솥에 넣고 몇 시간씩 삶아준다. 이때 열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5~6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저어줘야 한다는 것! 고된 작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커다란 지통에 닥섬유와 닥풀을 넣고 일일이 발로 한 장씩 떠서 말려야 우리가 아는 한지가 탄생한다.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지는 섬유로 거듭나 모자, 양말, 티셔츠 등으로 재탄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