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비즈엔터DB)

이변은 없었다.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25일(미국 시간) LA 시내 유니온 스테이션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함께 후보로 오른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등을 제쳤다.

먼저 윤여정은 시상자로 무대 위에 올랐던 브래드 피트에게 "선생님을 만나서 반갑다"라며 "우리 영화('미나리')를 찍을 때 어디 계셨나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미나리'는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제작자로 나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윤여정은 "나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라며 "글렌 클로즈 같은 배우의 훌륭한 연기와 내가 어떻게 경쟁을 하느냐. 그냥 운이 더 좋아서 여기 있을 뿐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두 아들이 나한테 일하러 가라고 자꾸 말한다. 오늘 이 상은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이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는다"라고 말해 관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자신의 첫 영화 '하녀'를 연출한 故김기영 감독에게도 영광을 돌렸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은 내 첫 감독이었다.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기뻐해주셨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상으로 윤여정은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 또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라는 기록도 세웠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했다. 1980년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렸다. 윤여정은 이 영화에서 딸 모니카(한예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