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다시 한번 한국을 찾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인터뷰에 참석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지난 3월 8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방한했을 당시 300만 관객이 넘으면 다시 한국을 찾겠다고 약속했고, 이번에 그 약속을 지켰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니 신기한 마음 반, 감격한 마음 반"이라며 "수입사 미디어캐슬에서 '너의 이름은.' 기록을 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닐까"라고 웃었다.
그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에 앞서 큰 사랑을 받은 것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며 "봉준호 감독님의 작품에 비하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이야기도, 등장인물도 불완전한 작품인데, 한국 관객들이 이런 작품을 보고 어떤 메시지를 발견하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 것에서 다정함을 느꼈다"라고 겸손을 표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을 영화의 소재로 쓰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4~5년 밖에 흐르지 않았다면 재난의 고통이 여전히 생생하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기 힘들었을 것이다"라며 "12년이 지난 지금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재해를 소재로 엔터테인먼트화 할 수 있는 적기였다"라고 설명했다.
재해를 소재로 한 만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직접적인 묘사는 하지 않겠다"라는 철칙을 세웠다. 그는 "12년 전에 발생한 재해지만 여전히 그 상처가 아물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아직도 피난처에 사는 시민들도 있다"라며 "그래서 쓰나미가 마을을 덮치는 장면이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순간을 그리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또 감독은 "재해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재회하는 장면을 절대로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라며 "그건 현실에선 불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주된 서사를 주인공 스즈메의 일본 전국 여행으로 설정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서쪽으로 이주했다. 도쿄 뿐만 아니라 극 중 스즈메처럼 큐슈까지 이사간 사람들이 있다"라며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동쪽에서 발생했지만 일본 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스즈메가 홍수, 지진 등 큰 재해를 입었던 동네를 방문하면서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자신의 고향까지 가는 것을 이야기의 주된 내용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극 중 스즈메가 사는 규슈의 동네는 실재하는 마을이 아니라는 비화도 전했다. 그는 작품 공개 이후 극 중 배경이 관광지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말했다. 감독은 "'너의 이름은.' 속 배경이 작고 조용한 동네인데 개봉 이후 관광지가 되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민폐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외국 애니메이션 영화를 한국 관객들이 이렇게나 많이 사랑해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마치 친구 집에 놀러오는 듯한 느낌으로 한국을 다시 방문했다.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스즈메의 문단속'을 사랑해준 이유를 직접 듣고 싶다"라며 한국 관객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거듭했다.
지난 3월 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지난 26일까지 49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국내 5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