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자존심을 걸고 지은 두 채의 집을 만나본다.
◆북촌의 랜드마크가 된 반반집
한옥이 모여 옛 정취로 가득 찬 곳, 북촌에 찾아왔다. 그런데 소개할 첫 번째 집이 무려 한옥 위에 뜬 양옥. 잘나가던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한옥 민박업에 뛰어들었던 건축주는 한옥이 좋아 북촌 일대에서 10년째 숙박 및 문화 공간을 기획하고 만들었단다. 지금의 집은 언젠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겠단 오랜 꿈을 이룬 곳이다. 하지만 북촌에서 집짓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욱이 낡은 한옥과 말끔한 벽돌집이 공존하는 독특한 구조 때문에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어봤단다.
신축 주거 공간을 위해 한옥을 포함해 붙어있는 상가 건물까지 두 필지를 샀다는 건축주, 혹시라도 어깃장을 놓을까 형과 함께 007 작전으로 겨우 구매했다. 그런데 한옥 관련법이 계속 변하면서 각종 규제로 허물 수도 또 완전히 살릴 수도 없는 상황. 하는 수없이 한옥의 일부만 철거한 뒤 리모델링을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 후 신축 건물을 올리려고 했더니, 조선시대 주춧돌이 발견돼 공사가 올 스톱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때마침 전 세계적으로 철근이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공사 기간은 속절없이 길어지고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단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덕분에 한옥과 양옥이 묘하게 섞인 반반집이 탄생했다. 제일 높게 우뚝 선 건물이라 풍경 하나는 시원하게 뚫려있다는데 서울에서도 산이 보이고, 빼곡하게 들어선 한옥 덕분에 가장 전망 좋은 집이 됐다. 이제는 이 집에서 다채로운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게 다음 꿈이라는 국진 씨. 북촌의 랜드마크를 꿈꾼다는 반반집을 탐구해 본다.

“내가 하면 더 잘하겠네!” 미대생들이 걸리면 약도 없다는 이른바 ‘미대병’! 그 미대 병의 최고 단계인 집짓기를 시작했다는 화가 부부를 만나러 양평으로 찾아왔다. 건축물로 가득 찬 도시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남편은 집을 그리는 화가에서 집을 짓는 화가로 변신했다. 동네 꼭대기에 무려 2층짜리 50평 집을 남편 혼자 지었다.
첫 번째 주택에서 하자를 경험했다는 건축주는 전문 기술이 필요한 작업을 제외하곤 설계, 골조, 방수, 인테리어 가구까지 무려 공정의 90%를 남편 혼자 직접 뛰어들어 만들었다. 천정부지로 오른 자재비를 감당하기 위해선 인건비라도 아껴야 했단다.

내 가족이 살 집이란 생각에 준비만 1년. 그리고 딱 6개월 만에 집을 완성했다. 산꼭대기라 동네방네 소문이 나서 인테리어 좀 해달라는 이웃들도 생겼다는 남편. 힘들었어도 한 번 더 짓고 싶다는 아내 덕에 남편의 여정은 아직 끝난 게 아니란다. 미대병 걸려 나만의 로망이 가득한 집을 뚝딱 완성했다는 부부의 집을 탐구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