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26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영화 '너는 내 운명'의 실화. 영화의 실제 주인공 남편을 만나 직접 들어본 2024년 현재 두 사람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때는 2002년 6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모두가 들떠 있을 무렵. 부산의 한 식당 구석에 앉은 네 사람이 출입문을 주시하고 있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여자. 네 사람은 재빨리 여자에게 다가갔다. “선아(가명) 씨 잘 지냈어요?” 여자를 부르며 다가간 사람들은 바로 보건소 직원들. 그들은 곧바로 선아 씨를 경찰서로 인계했다.
선아 씨의 죄목은 ‘에이즈 예방법’ 위반. 이 소식이 보도되자 여수는 발칵 뒤집혔다. 수 많은 남성들이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에이즈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으며 여수는 에이즈 공포의 도시가 되어버렸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약을 먹으며 꾸준한 관리를 하면 죽음을 피할 수 있지만, 당시엔 정보도 부족하고, 이러한 사실들이 잘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패닉에 빠졌었다. 병명을 말할 수 없는, 숨기고 싶은 병이라는 인식. 그리고 여기에 편견까지 더해져 에이즈에 대한 공포, ‘포비아’가 만연해졌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 정반대로 선아 씨를 찾았다는 소식이 반가운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가출한 선아 씨가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그녀의 남편 부현 씨.
황정민 전도연 주연의 영화 ‘너는 내 운명’의 실화. 결혼 후 아내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지만, 변치 않는 순애보를 보여줬던 극 중 ‘석중’의 모습은 현실에도 존재했을까? ‘석중’의 실존 인물, 남편 박부현씨가 직접 이야기해주는 두 사람의 운명같은 사랑 이야기, 그리고 두 사람의 현재 모습이 꼬꼬무에서 공개된다.
1999년 봄. 후배의 소개로 선아 씨를 처음 본 순간, 부현 씨는 선아 씨에게 첫눈에 반했다. 부현 씨의 적극적인 고백으로 두 사람은 소박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의 집으로 보건소 직원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아내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것! 검사 결과 부현 씨는 음성이었지만 선아 씨는 재검 결과도 양성. 남들에게는 큰 공포였던 에이즈였지만 부현 씨에게는 이 검사 결과가, 아내 선아 씨를 향한 사랑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선아 씨가 집을 나가는 일이 잦아지더니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집을 완전히 나가버렸다. 그렇게 묵묵히 선아 씨만을 기다리던 부현 씨. 그러다 1년 반 만에 들은 소식이 바로 선아 씨의 체포 소식이었던 것. 징역 8개월 형을 선고받고, 선아 씨는 독방에 수감됐다. 하지만 매일 교도소로 면회를 갈 정도로 아내를 향한 부현 씨의 마음은 여전했다.
그리고 15년 뒤 부현 씨를 찾은 꼬꼬무 팀. 출소하는 아내를 맞이하는 남편의 모습으로 끝난영화 ‘너는 내 운명’의 엔딩처럼 현실에서도 두 사람은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지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