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또에 당첨돼도 출근한 것처럼 한 작품이 잘 됐다고 배우가 평생 먹고살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또 열심히 일해야 해요. 하하"
홍성인터내셔널에서 '퇴근'한 배우 이준혁의 얼굴은 밝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이준혁은 최근까지 차기작 '각성' 촬영으로 밤을 새웠다면서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시청자들의 사랑이라는 '로또'를 맞은 배우의 표정이었다.
지난 8일 최종회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이하 로또 1등)'는 위아래로 치이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홍성인터내셔널 영업 5팀장 공은태(이준혁 분)가 로또 1등에 당첨된 뒤 사직서 대신 당첨금 13억 원을 품고 출근하는 오피스 드라마다.

이준혁이 '로또 1등'을 선택한 출발점에는 오랫동안 좋아했던 영화 '허드슨 강의 기적'이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이 올바로 굴러갈 때 빚어지는 '기적'을 좋아한다며 '로또 1등'이 직장인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회를 헤집는 작품도 좋아해요. 하지만 '헤집은 뒤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라는 고민도 있었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회사 생활을 하는 친구와 대화를 했는데 이 작품이 직장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사실 '로또 1등'을 제안받으면서 '현재 제작 여부가 불투명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선택에 영향이 있었어요. '그래? 그럼 한번 해볼까' 싶더라고요. 하하."
이준혁은 '로또 1등'을 "첫 주연작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2년 전 티빙 오리지널 '좋거나 나쁜 동재', 지난해 SBS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주인공을 맡은 적이 있지만 '좋거나 나쁜 동재'는 '비밀의 숲' 스핀오프였고, '나의 완벽한 비서'는 한지민과 주연의 무게를 나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주인공 기분을 느꼈다고 했지만 이날 이준혁은 자신보다 동료들의 이야기를 더 길게 했다. 특히 극 중 공은태보다 1년 선배지만 직급은 아래인 양준호 대리 역의 서현우를 치켜세웠다.
"연기에 진심인 배우가 제 리듬에 조금이라도 더 맞춰주려고 하고 그러면서 본인의 연기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 완벽한 배우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됐어요. 현우 형 반응을 더 찾아봤던 것 같아요. 저는 현우 형이 지금보다 더 슈퍼스타가 됐으면 좋겠어요. 하하."

두 사람의 신뢰가 빛난 건 공은태가 양준호에게 처음으로 참아온 화를 터뜨리는 장면이었다. 이준혁은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줄 과장된 분노와 캐릭터의 일관성 사이에서 고민하다 '점잖게 화내는 방법'을 택했다.
"은태는 감정을 쏟아내기보다 할 말을 필요한 만큼만 정확하게 했을 것 같았어요. 너무 난리를 치면 양 대리와 다시 만날 수도 없고요. 그런데 현장에서 현우 형과 감독님이 양 대리의 대사에 욕설을 애드리브로 넣었어요. 원래 대본엔 없던 건데, 그 덕분에 제가 감정을 끌어올릴 에너지를 받았죠. 서로를 믿고 가야 하는 순간이었는데 현우 형이 잘 받아줘서 다행이었어요."
②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