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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 종영①] ‘백희가 돌아왔다’ 강예원을 위한 왕자는 없다

▲'백희가 돌아왔다' 강예원(사진=KBS)
▲'백희가 돌아왔다' 강예원(사진=KBS)
‘백희를 돌아왔다’에는 백마 탄 왕자님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악당에게 직접 발차기를 날리고 스스로 행복을 쟁취해내는 우리의 여주인공, 아니 주인공 양백희(강예원 분)가 있을 뿐이다.

지난 14일 KBS2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가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18년 전 백희의 ‘빨간 양말 비디오’를 촬영·유포하고, 훗날 그에게 빨간 양말을 보내며 협박했던 인물이 밝혀졌다. 바로 남편 신기준(최필립 분). 백희는 기준의 과거 행각을 알고 그와 이혼한 뒤 자신의 첫사랑이자 딸 신옥희(진지희 분)의 친아빠 우범룡(김성오 분)과 다시 사랑을 시작했다.

드라마의 내용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됐다. 다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백희는 백마 탄 왕자님으로부터 보호받고 구원받는 대상이 아닌, 스스로 세상에 부딪혀 살아가는 주체자로서 그려졌다.

▲'백희가 돌아왔다'(사진=KBS)
▲'백희가 돌아왔다'(사진=KBS)

장례식에서 백희를 보고 수군거리던 섬월도 사람들의 모습은 이 사회가 여성의 사랑, 아니 여성의 섹스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그대로 담아냈다. “놀아났다”, “남자 밝히는 애”, “범룡이 이거(새끼 손가락)” 등. 그러나 백희는 남주인공 뒤에 숨어 눈물을 훔치는 대신 그들에게 호통을 친다. “걸레는 내가 아니라 너희들 입이겠지. (비디오에) 찍힌 나는 죄인이고 돌려 본 너희들은 정상이냐?”

신기준을 벌하는 인물이 범룡이 아니라 백희라는 점도 재밌다. 물론 일련의 도움을 얻긴 했으나 신기준에게 마지막 일격을 날린 것은 백희 자신이다. 백희가 신기준과 이혼도장을 찍으며 그에게 집값을 모조리 넘겨줄 때에도, 모두 백희의 선택을 존중한다. 비록 “똥폼 잡다 쪽박찬다”고 핀잔을 줄지언정 그의 판단에 반기를 들지 않는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백희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방점은 극 말미 범룡과 백희의 대화에서 찍힌다. 범룡은 스스로의 처지를 “후지다”고 비관하며 백희 모녀를 위해 원양 어선 탑승을 자처한다. “내 가족은 내가 먹여 살려야 한다”는 가부장적인 책임감 때문이다. 하지만 백희에겐 자신을 ‘먹여살려줄’ 누군가가 필요한 게 아니라, 그저 연인이 필요했던 것이다. 서로를 동등한 위치에서 사랑할 뿐, 왕자가 공주를 지켜준다는 설정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백희가 돌아왔따'(사진=KBS)
▲'백희가 돌아왔따'(사진=KBS)

당초 아빠 찾기, 코믹X로맨스X미스터리 등을 내세우며 시작한 작품이지만, ’백희가 돌아왔다’가 매력적이었던 건 백희 그 자신 때문이었다. 백희는 스스로를 구원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삶의 주도권을 쥔 여자였다. 그만큼 섹시한 주인공이 세상 또 어디 있으랴.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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