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노래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준비해봤어요. 엑소의 ‘쌩목(生 목소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리더 수호는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엑소의 노래 실력은 장난이 아니었다. 이토록 감미로운 ‘쌩목’이라니. 그야말로 엑소의 재발견이었다.
지난 24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엑소의 세 번째 단독 콘서트 엑소 플래닛 #3-디 엑소디움(EXO PLANET #3-THE EXO'rDIUM)이 열렸다. 이날 엑소는 37곡 이상의 무대를 선보이며 약 200분에 걸쳐 팬들과 뜨겁게 호흡했다.
엑소는 지난 2012년 ‘마마(MAMA)’로 데뷔한 이래, 파워풀한 칼군무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며 ‘퍼포먼스 킹’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창력이 저평가됐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날 엑소는 어쿠스틱 섹션을 비롯한 다양한 발라드 넘버를 선보이며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뽐냈다.
첫 곡은 ‘마이 레이디(My Lady)’였다. 레이와 찬열이 어쿠스틱 기타를 둘러메고 달콤한 연주를 시작하자 멤버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노래를 이어갔다. ‘마이 턴 투 크라이(My turn to cry)’, ‘월광’,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유성우’를 비롯해 레이의 자작곡 ‘모노드라마’, 심지어 댄스곡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까지 어쿠스틱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해 들려줬다. 수호는 “엑소의 ‘쌩목’을 들려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지금껏 들었던 그 어느 ‘쌩목’ 보다 감미로웠다.

다리 부상으로 대부분의 무대를 함께 하지 못한 카이도 어쿠스틱 섹션에서만큼은 모습을 드러냈다.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그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던 말처럼 한 소절 한 소절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팬들은 열띤 박수로 화답했다.
첸, 백현, 디오, 수호 등 보컬 라인 멤버들은 ‘스트롱거(Stronger)’ 무대로 관객들의 감성을 또 한 번 적셨다. 별도의 리듬 세션 없이 피아노 한 대와 멤버들의 목소리로만 꾸며진 무대. 앞서 목이 터져라 함성을 내지르던 관객들도 숨을 죽이고 네 사람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1만 4000여 명의 팬들이 한 마음으로 엑소와 교감했다.
그러니 부디, 엑소의 공연장을 찾을 예정이라면 두 귀를 활짝 열어놓길. 엑소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그리하여 엑소에게 더욱 깊이 빠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