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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모랜드 “그동안 받은 사랑, 더욱 큰 사랑으로 보답할게요”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모모랜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모모랜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저희 모두 정상은 아닌 것 같아요. 호호호호호호” 초음파에 가까운 높은 웃음소리가 회의실 안을 경쾌하게 채웠다. 걸그룹 모모랜드와의 인터뷰. 초반 긴장한 티가 역력하게 보이던 소녀들은 인터뷰가 이어질수록 설렘을 되찾고 활기찬 모습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독특한 말투로 웃음을 안긴 낸시부터 멤버 성대모사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혜빈과 주이, 엉뚱한 에피소드로 기자를 당황하게 만든 나윤, 연우와 차분한 성격의 아인과 제인까지 개성 넘치는 멤버들의 매력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모모랜드는 Mnet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를 통해 선발된 더블킥컴퍼니의 신인 걸그룹이다. 히트 작곡가 이단옆차기의 프로듀싱하에 지난 10일 정식 데뷔했다. 프로그램 방영 당시 혹독한 미션 앞에서 자주 눈물을 흘렸던 이들은 그러나 스스로를 ‘웃돌(웃긴 아이돌)’이라고 표현할 만큼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 일곱 소녀들이 이제 ‘꽃길’ 여정을 시작한다.

Q.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 방송 이후 여러 이벤트를 통해 팬들을 직접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무엇이었나.
낸시:
개인적으로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 무대가 가장 인상 깊었다. 3만 명의 관객이 몰렸다고 하더라. 우리는 비방송용으로 출연한 거라 마지막 순서인 싸이 선배님의 무대가 끝난 뒤에 올라갔다. 사람도 많은데다가 싸이 선배님 덕분에 열기가 엄청나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아직 데뷔도 안 한 팀이 나와서 호응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모두들 공연을 즐겨주셔서 감사했다.
연우: 순서가 부담되지 않았냐고? 오히려 선배님의 춤과 노래를 따라하면서 긴장을 풀었다.

▲모모랜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모모랜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팬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기회도 많았다고 들었다.
혜빈:
길거리 홍보를 많이 나갔다. 한 번은 강남역에서 밥을 먹고 다시 홍보를 시작했는데 나와 아인이가 화장실에 간 사이 멤버들과 스태프들 모두 없어졌더라. 심지어 우리가 없어진 걸 아무도 몰랐다. 정말 섭섭했다. 부산에서는 나 혼자 길을 잃어버린 적도 있다. 휴대폰도 없는 터라 눈앞이 캄캄했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멤버들을 찾을 수 있었다.

Q. 프로그램 당시 3000명의 관객을 모아야 하는 파이널 미션에 실패해 데뷔가 한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심정은 어땠나.
혜빈:
사실 처음부터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오히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사실 많이 놀랐고 벅찼다. 배울 점도 많았다. 관객들의 소중함, 무대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모모랜드 혜빈(왼쪽)과 연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모모랜드 혜빈(왼쪽)과 연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인생이라는 게 생각한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니까.
혜빈:
‘프로듀스101’을 비롯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그동안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우리는 생각보다 흥행을 못했다고 하더라. 하지만 오히려 길거리 홍보를 하면서 추억도 많이 생기고, ‘무관심한 사람들도 우리가 다가가면 팬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무관심이 무섭지 않은 계기가 됐다.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자고 으싸으싸 하게 됐다.

Q. 대부분의 멤버들이 아직 10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이도 어린데 ‘우리가 더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라는 마음이 쉽게 먹어지던가.
주이:
언니들이 솔선수범하니까 동생들도 자연스럽게 으싸으싸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연우: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힘들고 우울한 것도 맞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일이니까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하고자 하는 일이니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모랜드 제인(왼쪽)과 아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모모랜드 제인(왼쪽)과 아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또래 친구들과 다른 삶을 사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나.
연우: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친구가 많지 않아서 슬프다. (Q. 에이, 멤버들이 친구 아닌가) 저희는 가족입니다! 헤헤헤. 연습을 하거나 무대에 서는 건 힘들지 않은데 친구들과 멀어지는 것은 좀 힘들다.
제인: 우선, 나는 특별하지 않은 삶은 없다고 생각한다. 남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입시를 준비하는 삶도 누가 사느냐에 따라서 특별해진다. 어쨌든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남들과 다른 길을 가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Q. 서로를 가족이라 부를 만큼 사이가 돈독하니 숙소 생활을 하면서도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혜빈:
낸시에게 몰래카메라를 한 적이 있다. 하루는 휴가를 얻어서 집에 다녀올 기회가 생겼는데 그 얘기를 낸시만 못 들은 거다. 낸시에게 ‘우린 너무 힘들어서 연습 그만하고 집에 갈 거야. 넌 어떻게 할래?’라고 물어봤다. 매니저 언니도 같이 화를 내고. 낸시는 ‘저는 꿈이 있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라면서 혼자 집에 안 가더라. 몰래카메라라고 밝히고 난 뒤에 많이 울었던 경험이 있다.
낸시: 연습이 끝나고 차를 타고 숙소에 돌아가던 중이었다. 나는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나를 툭툭 건드리더니 집에 갈 거냐고 물어보더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숙소에 도착한 뒤에 다들 짐을 싸기 시작하는 거다. 그만두고 집에 갈 거라면서! 일단 혼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는 꿈이 있는데 다들 왜 이러지?’ 싶었다. 혼자 엄청나게 울었다.

▲모모랜드 나윤(왼쪽)과 주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모모랜드 나윤(왼쪽)과 주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혹시 진짜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나.
나윤:
많았다.(일동 폭소) 처음에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는데 나중에는 서바이벌이라는 거다. 합격, 불합격 때문에 스트레스도 굉장히 많이 받았다.
혜빈: 힘들다, 그만두고 싶다, 말들은 하는데 그러면서도 연습실에 가면 열심히 하지 않는 친구가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니까 알아서 열심히 한다.

Q. 힘들 때 여러분에게 가장 큰 힘을 주는 사람은 누군가.
낸시:
가족과 팬분들. 다들 많이 지치고 힘들어서 처져 있다가도 팬들을 만나면 세상 밝은 사람들이 된다. 무대에 서는 게 다들 가장 행복해 보이고. 우리 팀이지만 다들 멋있다.
혜빈: 멤버들 모두 팬카페에 들어가서 편지를 읽는 게 하루 일과의 마지막이다.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의지가 더욱 강해진다. 무대 위에서도 팬분들의 존재를 알고 있기에 힘이 나는 것 같다. 우리가 뭘 해도 예뻐해 주시는 분들이니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모모랜드 낸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모모랜드 낸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우여곡절 끝에 데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낸시:
나는 연습 기간이 6년 가까이 된다. 데뷔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초조할 때도 있었고, 주변에서 ‘연습만 하다가 데뷔 못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때면 무척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드디어 내게도 기회가 온 거다. 기쁘다.
주이: 나는 상대적으로 연습 기간이 짧다. 그래서 부담도 되고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멤버들이 많이 채워주고 부족한 점을 채워줘서 고맙다. 데뷔해서도 더 열심히 하겠다.
나윤: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많았지만(웃음), 다 함께 데뷔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데뷔를 하고 나서도 무대에 서기 전까지는 그럴 것 같다. 기대 많이 하고 있다.

▲모모랜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모모랜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활동 목표는 무엇인가.
일동:
신인상! 일생에 한 번 밖에 못 받는 상이라고 하지 않나.
혜빈: 한 번쯤 꼭 주목해볼 만한 팀이 되고 싶다. 멤버들 모두 독특하고 신선하다. 놀이공원에 가면 다양한 테마를 가진 장소들이 많지 않나. 우리 또한 개성이 뚜렷한 친구들이 모였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낸시: 나는 ‘웃돌’이라는 말을 밀고 있다. 멤버들 모두 웃기고 재밌다. 옆집 여동생 같이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이 있는 팀이다.

Q. 마지막으로 모모랜드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나윤:
데뷔한 뒤 생긴 팬들이 아니라 서바이벌 과정 도중에 만난 팬들이라 더욱 애틋하다. 누군가 우리를 좋아한다는 게 처음이라서 신기하고 고맙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
연우: 찾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놀이공원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팬들이 있어서 우리가 있는 거니까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 사랑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
제인: 부족한 우리에게 많은 정성을 쏟아주셔서, 또 아직 모모랜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를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가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혜빈: 팬들이 우리에게 해준 이야기를 다시 팬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모모랜드에서 기다릴게.” 아직 데뷔도 안 한 우리에게 많은 사랑 쏟아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데뷔할 수 있었던 것이니 주시는 사랑보다 많은 사랑 드리고 싶다. 평생 함께 했으면 좋겠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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