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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옥중화' 진세연 "분명 다 쏟아냈는데…아쉽다"

[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배우 진세연에게 ‘옥중화’는 어떤 작품이 됐을까. 밤낮으로 대본 연구에 매진해도 부족할 만큼, 대작 여주인공에게 떠안겨진 중압감마저 감사했다. 엄청난 분량의 대사 암기의 압박과 한 여름 찌는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촬영장의 비타민 같은 존재로 밝은 기운을 주도했다. 그렇게 약 7개월간 50부작 ‘옥중화’를 이끌며 출연 배우들, 제작진과 돈독한 팀워크 속에서 여러 가르침을 얻었다. 하지만 열정만큼 인정받지 못한 대중의 반응을 마주하고, 그 어느 때보다 아쉽게 자신의 부족함에 답답함을 느껴야했다.

진세연은 사극 거장 이병훈 PD와 최완규 작가가 선택한 새로운 사극 여제로 선택받았다. ‘대장금’ ‘동이’로 국내 인기를 아우르고 한류스타로 거듭난 이영애, 한효주의 성공적인 흥행과 비교 선상에 오르내리며 초반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았다. 높은 관심에 쏠린 부담 속에서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위해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에 비해 그의 연기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노력을 인정받지 못한 억울한 상황에서도 진세연은 좌절하지 않았다. 더 단단해진 진세연이 만들어낼 눈부신 변화에 대한 믿음을 가져본다.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마지막 촬영 날 눈물을 흘렸다고, 어떤 마음이었나.
진세연:
전체적으로 아쉬웠다. 촬영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는데, ‘더 해볼 걸’하는 후회가 들었다. 분명 다 쏟아냈는데도 아쉬움이 남는 건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어서 그런 것 같다.

Q: 분량이 많아서 힘들지는 않았나.
진세연:
올림픽 경기로 결방하면서 유일하게 쉬웠다. 한창 더운 날이라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그리고 후반부에 정치 부분이 많이 나오고 옥녀가 상대적으로 덜 나와서 그나마 한숨 돌렸다.

Q: 대중의 반응 때문에 더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진세연:
그런 것도 있다. 사실 안과 밖의 분위기가 다르다. 촬영할 때 저희끼리는 너무 즐겁고 신나게 했다. 그런데 밖에서 반응은 기대보다 덜해서 ‘왜 그럴까’ 늘 고민이 됐다. 안 좋은 기사와 댓글이 늘어나니까, 감독님이 ‘잘하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노력하자. 그럼 더 잘 될거야’라고 격려해주셨다. 감독님 덕분에 의지를 하면서 버텼다.

Q: ‘옥중화’가 연기력 논란, 답답한 전개를 이유로 기대 이하라는 평을 받았다. 여주인공으로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을 텐데.
진세연:
이병훈 감독님 사극의 여주인공이라는 사실은 정말 기뻤지만, 초반 엄청난 부담이 됐다. 시청자들도 ‘옥녀’를 내가 연기한다는 것에 우려를 보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서 인정받고 싶었다. 초반에는 연기력 논란을 없앴다는 기사가 많이 나와 기뻤다. 기대치는 달성하지 못해도 어느 정도 호응을 얻어 좋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옥녀의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다 보니 부족함이 드러난 것 같아 속상했다. 감독님께 제일 죄송했다. 내가 잘해서 뭔가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숨소리’ 호흡에 대한 지적이 아무래도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진세연:
감독님이 그 호흡을 좋아하셨다. 그런데 중간 이후에 그런 지적이 많다보니, 감독님께서도 ‘나는 세연이의 호흡 섞인 목소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는 반응도 있으니 이제 좀 줄여보자’고 하셨다. 근데 그 호흡법으로 연기를 하는 습관이 들어버렸는지, 감정신에 집중하면 호흡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무래도 목소리 톤을 낮추다 보니 호흡이 더 들어갔다. 그래서 감독님이 원한 것 보다 더 들어간 것 같다.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열심히 노력했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에 당신도 힘들었겠다.
진세연:
‘옥중화’는 그 어떤 작품보다 열심히 했고, 짧은 동선까지 신경 썼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느낄 수 없는 부분이기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드릴 수 없지 않나.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부분 같다. 내가 잘하면 됐는데 못했다는 건, 부족하다는 거니까 굉장히 안타까웠다.

Q: 고수, 서하준과 호흡하는 시간들은 어땠나.
진세연:
고수 선배님이 내성적이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걱정했다. 나도 숫기가 없어서, 잘 다가가지 못한다. 아역 때 만난 인연이 있으니 어색하면 안 되니까 더 친해지고 싶었다. 첫 촬영 날 회식에서 선배님이 먼저 말을 걸어주시면서 첫 만남의 어색함을 깨려는 노력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덕분에 어색함 없이 초반부터 즐겁게 촬영했다. 서하준 씨는 중간투입이 됐는데도 잘 이끌어주셨다. 인사도 잘하고 스태프들에게도 항상 밝은 모습이었다. 상대 배우에게 잘 맞춰주시는 스타일이라 편하게 촬영했다.

Q: 고수와의 제대로 된 로맨스가 실종됐다.
진세연:
다들 멜로가 아쉬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윤태원(고수 분)과 옥녀는 단순히 사랑의 감정을 떠나 비슷한 상황에 있다. 둘 다 부모님에 대한 상처가 있었기에 서로를 보듬어주고 애틋하게 보여 지는 장면이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럼 마지막에 외지부에서 일하는 장면마저도 가슴 뭉클해 보이지 않았을까.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결말은 어떻게 생가하나.
진세연:
마지막에 지방을 간다고 해서 예쁜 장면을 만드는 구나 생각했는데 아니더라(웃음). 사실 태원과 그런 로맨틱한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면은 조금 아쉬움이 남았지만, 옥녀가 끝까지 백성들을 위해 힘을 쓰며 자신의 신분을 벗기 힘들었던 점을 이해한다. 그래도 시청자들의 바람처럼 아름다운 장면이 없다는 게 나 역시도 아쉬웠다.

Q: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진세연:
액션 할 때 힘쓰고 세 보이는 게 힘들었다. 맨손으로 기절시키는 장면을 해야 하니까. 그래도 액션은 나름 잘한다고 칭찬받았다. 다들 대역인줄 알았다고 했다(웃음). 대본 외우기도 쉽지 않았다. 대본이 19장이었는데 어떻게 외울까 걱정이 됐다. 진짜 밤새도록 외웠다.

Q: ‘옥녀’를 하고 싶다고 이병훈 감독님께 강하게 의견을 피력했다고 하던데.
진세연:

액션이나 외우는 걸 잘 해야 한다고 해서 ‘제가 대사 NG는 안 낸다. 액션도 잘하고 체육시간 열심히 했다’고 무슨 요구에도 강하게 의지를 어필했다. 감독님이 최근 종방연에서 첫 미팅 때를 잊을 수 없다고 하셨다. 작가님과 함께 ‘세연이 떠난 후에도 생각이 많이 났다’며 ‘모든지 잘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배우와 작품을 하고 싶었다’며 나를 선택해주신 이유를 말해주셨다.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평소 스트레스 어떻게 풀고 있나.
진세연:
내가 워낙 긍정적이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그래도 이쪽 일을 하니까 생각이 많아지긴 하더라. 그냥 그럴 때는 혼자서 생각하고, 생각도 하기 싫으면 이어폰 꽂고 노래 듣는다. 자고 일어나면 대체로 기분이 좋아져서 빨리 자려고 노력한다,

Q: 한창 연애를 하고 싶을 시기인데.
진세연:
남자친구가 없다. 사실 내가 집순이다. 집을 좀 나가야 사람을 만나는데, 인연을 만날 기회가 없다. 다들 내게 넌 일단 집을 나가야한다고 조언한다(웃음).

Q: 앞으로 연기 욕심을 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진세연:
그동안 좀 무거운 작품을 했다. ‘혼술남녀’처럼 20대가 공감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하면서 내 나이와 비슷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기해보고 싶다.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진세연(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서현진 기자 ss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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