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스타가 밥을 잘 먹기 위해서는 정갈하게 차린 밥상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밥상을 차렸던 사람들이 있기에 빛나는 작품, 빛나는 스타가 탄생할 수 있었다.
비즈엔터는 밥상을 차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매주 화요일 '현장人사이드'에서 전달한다. '현장人사이드'에는 3개의 서브 테마가 있다. 음악은 '音:사이드', 방송은 '프로듀:썰', 영화는 'Film:人'으로 각각 소개한다.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에게 듣는 엔터ㆍ문화 이야기.
순실의 시대, TV엔 JTBC '뉴스룸'이 이슈를 선도한다면 라디오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파파이스' 등의 진행자로 유명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DJ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9월 26일 첫 방송부터 최순실만 팠던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불거지면서 더욱 관심받고 있다.
정곡을 찌르는 김어준의 진행, 조한규 세계일보 전 사장 등 이슈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의 인터뷰, 고정 패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최순실 연예인' 발언 등 매 방송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어준이 첫 방송에서 밝힌 "청취자들이 여러 사건의 이면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창을 만들 수 있도록 망치, 대차, 줄자 같은 도구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벌써 이뤘다는 평가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어떻게 단 두달 만에 청취자들을 사로잡았을까. 정경훈, 김우광 PD, 이미지, 이유정, 김형모 작가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누었다.
Q:요즘 반응이 정말 뜨겁다.
이미지 작가: 최순실에게 감사하다.
김우광 PD: 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Q: 김어준이라는 인물이 팟캐스트 방송에서 보여준 자유분방한 모습 때문에 처음엔 우려도 있었을 것 같다.
정경훈 PD:김어준이 '뉴스공장'의 진행자로 발탁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오히려 김어준은 쉽게 승락을 했는데, 회사에서 고민이 많더라. 아마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우려를 회사에서도 했던 것 같다. 된다고 했다가, 안된다고 했다가 그렇게 몇 번이나 상황이 뒤집히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방송이 잘되니 사장님도 좋아하는 거 같다.
이미지 작가: 저는 개인적으로 이전부터 김어준이라는 사람과 친분이 있었다. 사람들은 팟캐스트의 김어준만 알고 있는 거 같은데, 김어준은 사실 굉장히 탁월한 능력을 가진 1급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다. 9년이나 정권이 이렇다보니 억눌려있었을 뿐이다. 이제 그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거 같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고민했던데, 못 일어날 것 같으면 밤을 새고 오더라.
Q:'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듣고 느낀 건, 대본이 없는 것 같더라. 오디오도 맞물리고.
김우광 PD:대본은 없다. 아이템만 던지는 정도다. 대신 패널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술술술술 좋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섭외했다. 자유롭게 얘기하다가 우리가 지겨울 때 끊는다.(웃음)
김형모 작가:오디오가 겹치면 안된다는 것도 선입견 같다. 재밌으니까 서로 목소리가 맞물리고 겹치는 거다. 그걸 우리가 '하지 마세요'하는 순간부터 재미없어질 것 같다.
Q:'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응원하면서도 아슬아슬하다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 정경훈 PD 그래서 첫 방송부터 불려갔고, 지금도 매일 불려간다. 가면 조심하란 얘길 오래 들어야 한다.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방송 사고가 난건 아니지 않나. 그래서 별로 신경쓰진 않는다.(웃음) 앞으로도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갔으면 한다.
김형모 작가: 전 첫 오프닝 빼곤 조마조마했던 적도 없다. 정말 잘하는 걸 처음부터 느꼈고, 그 이후론 방송사고 걱정도 안했다. 오늘도 패널이 연락이 안되서 방송사고가 날 뻔 했지만 '저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Q:지금은 그때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방송되기 전엔 왜 김어준이야했나.
정경훈 PD: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요즘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들은 16년 전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만들어놓은 틀에서 고착화됐다. 굉장히 많은 주제, 다양한 인터뷰가 나오고 굉장히 진지하다. 진지하고 강력한 호소로는 변화가 안된다. 유머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런 틀에 가장 잘맞는 게 김어준이다. 물론 프로그램이 이만큼 잘된 건 운이다.
Q:청취율이 얼마나 올랐나
김우광 PD: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중엔 최고 수준이다. 최근 한 달간 급격히 늘었다. 청취율 표를 보면서 좋았던 건 우리 프로그램이 잘 된 것도 있지만, 다른 동시간대 프로그램 청취율은 대동소이한데 우리 것만 올라간 거다. 새로운 청취자들이 유입되고, 라디오를 안 든던 사람들이 듣게 됐다는 게 의미있는 것 같다.
Q:뜨거운 정치 사안을 적나라하게 다룬다. 사측의 개입이나 압박은 없나.
정경훈 PD:협박이나 항의 전화가 사무실로 오긴 한다. 회사에서 따로 못하게 하는 건 없다. 과거엔 말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냉혹한 시기가 있었다. 시베리아 같았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유롭게 뭔가를 할 수 있다.
Q:섭외는 어떻게 이뤄지나.
정경훈 PD:일단 김어준이란 진행자의 지명도 영향이 크다. 진행자와 제작진이 모두 나선다. 제작진은 울며불며 될 때까지 매달린다. 요즘은 감사하게도 제보도 많이 온다. 넘쳐난다.
이미지 작가:그래도 더 많은 분들이 제보를 해주셨으면 한다. 사소한 거라도 좋다. 최순실이 어디에서 뭘 먹었다. 이런 거라도 좋다. 메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문자 어떤 방식을 사용해도 좋다.
Q:제보를 받는게 사실 검증 등 어려움도 있을 거 같은데.
이미지 작가:방송으로 나가는 내용은 모두 철저한 확인을 거쳐 나오고 있다.꼼꼼한 체크를 하고 있다.
Q:하루하루가 매일 바쁠 것 같다. '뉴스공장' 제작진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는가.
김형모 작가:새벽 4시에 기상해서 5시에 진행자와 통화를 하며 기상을 확인한다. 6시, 회사에 모여 일간 코너 '뉴스브리핑' 원고를 사전 조율한다. 뉴스는 매일매일 나와서 사전에 준비할 수가 없다. 준비가 끝나면 10분 정도 휴식 후 7시 5분부터 방송을 한다. 9시에 방송이 끝나도 10시 30분정도까지 프로그램에 대한 피드백과 아이템에 대한 회의를 한다. 회사 퇴근 후에는 단체 채팅방을 통해 바로바로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교류한다. 채팅방으로는 새벽 1시정도까지 얘기를 나누는 것 같다.
정경훈 PD: 저희(PD)는 6시 출근해서 6시 퇴근이다. 천리마 운동도 아니고.(웃음)
Q:주변 반응은 어떤가.
이미지 작가: 주변에서 같이 방송하는 사람들은 다들 반응이 정말 좋다. 극강의 반응이다.
김우광 PD:이런 진행자, 패널과 함께하고 이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를 제 또래 타사 라디오 PD들도 부러워하더라. 아예 그런 시도도 못하는 방송사도 많으니까.
Q:앞으로 이 시국은 어떻게 될 것 같나.
정경훈 PD: 오래오래 갔으면 한다. 근원악이 나올 때까지.
이미지 작가:이 정도 공개된 것도 의미있지만 지금으로 끝나지 않고 소위 말하는 거대 악에 부역한 분들까지도 처벌받고 책임을 졌으면 한다. 그런게 수습되면 한 단계 나은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