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배우 서인국이 지난 10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를 통해 청춘 로맨스의 남주인공다운 눈부신 활약을 했다. 사랑스러우면서도 듬직한 루이 캐릭터로 매력 발산에 성공한 것도 모자라 무서운 기세로 수목드라마 1위 자리까지 차지하는 수확도 거뒀다. 그의 노래 ‘너라는 계절’ 속 가사처럼 계절 감기에 걸린 듯 서인국 앓이를 했던 이들이라면, 다시 한 번 서인국의 매력을 되새길 시간이 왔다.
지난 25일 오후 MBC ‘쇼핑왕 루이’ 종영인터뷰를 위해 비즈엔터와 만난 서인국은 열띤 호응을 기억하며 뒤늦은 종영소감에도 남다른 감회를 말했다.
“‘쇼핑왕 루이’가 초반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못 받았다고 인정해요. 그래서 시청률 1위까지 간 건 기적 같은 일 같아요. 소재의 진부함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고, 시청률 5%로 시작했는데 점차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기 시작해서 배우 입장으로서도 굉장히 뿌듯했어요. 진부하지 않다는 게 증명이 된 부분이니까, 자부심을 생기게 해준 드라마이에요.”
서인국이 생각하는 ‘쇼핑왕 루이’의 흥행 비결은 ‘힐링’이다. 많은 이들의 가슴 속을 따뜻하게 해준 이 드라마에 본인 역시 위로를 받았고 웃을 수 있었다.
“저도 촬영하면서 힐링을 받았어요. 극중 복실(남지현 분)이 루이인 제게 ‘세상이 안 믿어주니 나라도 널 믿어줘야지’란 대사를 해요. 지현이가 아닌 복실이가 루이에게 하는 말인데 ‘인간’ 서인국이 울컥하더라고요. 위로 받는 기분이 들고, 이렇게 나를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어요. 우리는 가족, 친구 등 주변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알고 있는데, 편하니까 예의를 지키지 않는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주변사람에게 더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는 시청자들에게 루이의 매력 뿐 아니라, 현실적인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캐릭터 연구에 자발적으로 몰두했다. 기억을 잃었다고 다른 사람이 되는 단편적인 변화가 아닌, 현실과 밀접하게 접근해 차이를 두려했다.
”루이의 상황이 달라져도 성향은 그대로 가는 걸로 접근했어요. 25살까지 살면서 집에만 갇혀 살았잖아요. 삶을 풍부하고, 성숙하게 맞을 계기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의 생각과 말투를 조금은 다르게 하고 싶었죠. 기억을 잃고 나서 복실과 티격태격 거릴 때 복실이가 루이보다는 더 어른스러워 보이게 말이에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서, 강아지 같은 귀여운 모습도 보이고, 기억을 잃은 세상에 대한 불안함도 표현하려고 했어요. 정서가 불안해 보이기 위해 손가락을 움직였는데, 다행히 눈치 채신 분들이 있었어요(웃음).”
배우들 간의 호흡도 각 캐릭터들의 매력을 살렸다. 서인국은 먼저 장난치며 친근하게 다가갔고 이런 관계가 자연히 화면에 담겼다.
“장난을 잘 치는 편이에요. 그럼 관계의 편안함이 연기할 때 베이스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세상에 복실과 나만 있는 것처럼 특별한 유대관계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배우들의 케미에 대한 이야기에 남지현이 빠질 수 없다. 서인국이 기다렸다는 듯이 상대 여배우 남지현에 대한 찬사를 시작했다.
“지현이는 저보다 선배이긴 한데 나이는 저보다 어리잖아요. 근데 참 대단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다른 지방 사투리를 한다면 표현력이 부족했을 것 같아요. 남지현은 그 사투리를 베이스로 하면서도 표현하는 감성이나 감수성이 다르더라고요. 그의 연기에는 깊이가 있어 감탄하면서 연기했어요.”
남지현 뿐 이랴. ‘쇼핑왕 루이’를 통해 인생연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호응과 지지를 얻은 서인국이다.
“정말 감사하죠. 사람들에게 배우 서인국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담겨 있잖아요. ‘쇼핑왕 루이’를 하면서 캐릭터 접근 방식에 많은 공부가 됐어요. ‘38사기동대’에 이어 연달아 작품을 해서 캐릭터를 만들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짧은 시간 여러 고민들을 하면서 최대치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장르마다 감성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고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 하면서 좀 더 배우로서 성숙하게 된 계기가 됐으니까요.”
이렇게 배우로서 화려하게 필모그래피를 채워 가는 서인국은 ‘슈퍼스타K’ 우승자 출신으로 본업은 가수다. 가수 활동과 연기 중 어느 곳에 비중을 두느냐는 질문을 꾸준히 받지만, 답은 명확하다. 둘 다 사랑하는 욕심쟁이 서인국.
“드라마는 홍보부터 촬영, 종영 인터뷰까지 호흡이 길잖아요. 대중이 느끼기에 더 각인이 될 수 밖에 없는 과정 같아요. 제가 올해 ‘너라는 계절’이라는 곡을 직접 프로듀싱해서 냈는데, 음악은 순환이 빨라요. 계절마다 음악을 듣는 감성도 다르고, 트렌드도 빨리 변하고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비중은 따로 없어요. 물론 서인국의 음악을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더욱 좋은 음악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가수와 배우 두 직업 모두를 사랑해요. 고를 수 없어요(웃음).”
올해 30대에 접어든 서인국은 2016년이 굉장히 뿌듯한 해다. 드라마 두 편이 모두 성공했고, 앞서 음원도 발매하며 열심히 달렸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지만, 여전히 서인국의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의욕으로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하고 싶은 작품과 캐릭터가 계속 생겨요. 악역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더 구체적인 캐릭터로 꿈꾸면서요. 착한 사람인데 알고 보니 진짜 무서운 사람이라든지, 너무 무섭고 악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애잔한 면이 있는 반전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외적인 것에 신경 쓰지 않는 아주 현실적인 연기도 할 기회가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