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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성현아 "저는 위법한 행동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성현아(사진=이현지 객원기자)
▲성현아(사진=이현지 객원기자)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

배우 성현아(42) 인터뷰를 앞두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성현아가 성매매 의혹을 받고 지루했던 법정 공방을 벌였던 3년 여의 시간을 취재했다.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문 넘어로 들리던 성현아의 흐느끼는 목소리는 당시 현장을 찾았던 이들이라면 잊을 수 없다. 취재진 앞에서 "억울하다"는 말이 터져 나올 법했지만 성현아는 긴 시간동안 "드릴 말이 없어 죄송하다"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먼저 입을 열겠다고 나섰다. 성현아는 기자의 걱정을 날려버리듯 먼저 다가와 "안녕하세요"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연극 '사랑에 스치다'를 하면서 더 밝아지게 됐다는 성현아는 "지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면서 그동안의 시간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성현아(사진=이현지 객원기자)
▲성현아(사진=이현지 객원기자)

Q: 구면이다. 앞서 여러번 인사 드린 적이 있는데 기억할 지 모르겠다.
성현아:
재판 때 오신 건가. 그땐 정신이 없어서 기억을 잘 못한다. 그땐 친한 분들이 주신 연락에도 '나중에 전화할 게'라고 한 뒤 기억도 못하고 지나가기도 했다.

Q:모두가 기억하는 그 사건, 그리고 그 사건의 혐의를 벗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
성현아:
그렇게까지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건 가족의 힘이 컸다. 힘들 때 지킬 게 있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제가 책임감을 느끼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게 저에겐 아이였다. 사랑하는 아이가 있어서 계속 힘을 내고 갈 수 있었다. 제가 알려진 사람이다보니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돌아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애를 키우다보니 시간도 훌쩍 가 있더라. 그때 돌쟁이었던 아이는 벌써 다섯살이 됐다.

Q:그때 재판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함께 약식기소됐던 사람들 중엔 아무렇지 않게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성현아:
저는 그게 너무 싫었다. 예전에 제가 어릴 때에도 안 좋은 일이 한 번 있지 않았나. 그때 이후로 스스로 '위법한 행동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고, 음주도 용납하지 않았다. 이건 제가 한 게 아니지 않나. 제가 한 일이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그런데 안했는데 범죄자가 될 순 없었다. 연예인으로서의 인생을 제외하고 제 자신의 문제였다. 가족들은 벌금 200만원 나온거 내고 조용하게 지나가자고도 했다. 그런데 제가 재판을 하겠다고 했다.

Q:당시 소개를 해줬던 A 씨는 다시 여자 연예인 성매매 주선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 중이고, 매수자 B 씨는 당시 순순히 자신의 혐의를 인정해 더 문제가 된 거 같다.
성현아:
A 씨는 전 남편을 소개해 준 사람이었다. 제가 처음 A 씨를 알게 된 건 누군가의 스타일리스트로 소개를 받아서였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란 건 전혀 몰랐다. A 씨가 그런 의도로 B 씨를 소개시켜 주고, B 씨 역시 역시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

Q:대법원까지 가서 진실이 밝혀졌고, 모든 혐의를 벗었음에도 여전히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성현아:
그냥 어디엔가 스트레스를 풀 곳이 필요한 분들이 아닐까. 그분들은 돌아서면 저를 욕했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할 거다.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럼에도 재판을 한 건 배우 인생보다 스스로의 인생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Q:지금이야 잘 정리가 됐지만 중간에 후회도 됐을 거 같다.
성현아:
맞다. 중간중간엔 그랬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후회하지 않는다.

▲성현아(사진=이현지 객원기자)
▲성현아(사진=이현지 객원기자)

Q: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연예계를 떠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한데, 왜 연기를 다시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건가.
성현아:
주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기대하시더라. 그동안 제가 너무 닫고 살았다는 걸 얼마 전에야 알게 됐다. 저를 지켜보고 응원해주신 분들도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저 혼자 모든 걸 차단하고 지냈던 거다. 그래서 연기를 용기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에 출연하는 연극 '사랑에 스치다' 정형석 감독님에게도 "나중에 작품을 하시게 되면 출연하고 싶다"는 말도 먼저 했다.

Q:재판을 받을 때엔 무표정에 건들면 금방 울음이 터질 것 같았는데, 지금은 정말 환하고 밝게 웃는거 같아 좋아 보인다.
성현아:
'사랑에 스치다'를 준비하면서 저도 밝아진 거 같다. 정말 재밌었다. 두 달 전부터 준비하면서 같이 MT도 다녀오고. 무엇보다 연극의 주제가 저와 맞닿았다. 사람들이랑 소통하지 않았다면, 저 혼자서는 치유할 수 없었던 거 같다.

Q:앞으로의 활동은 어떻게 진행될까.
성현아:
작품에 구애받는 것도 없고, 영화 드라마 연극 매체를 가리지도 않는다. 최근 소속사도 새로 만났다. 저를 위해 지금 열심히 뛰어주고 계신 거 같다.

Q:이번에 복귀하면서 꼭 하고싶었던 말이 있었을까.
성현아:
앞서 3년은 그동안 너무 센 캐릭터들을 많이 맡다보니 정형화 돼 힘들어서 쉬었고, 나머지는 보니아니게 쉬게 됐다. 제가 할 수 있다는게 많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저는 내공이 많다고 생각한다.(웃음)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고 싶다.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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