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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가 보여주는 허구적 진심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사진=YG엔터테인먼트)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사진=YG엔터테인먼트)
진심일까, 설정일까. 자이언티의 아이디어가 번뜩이자 사람들의 호기심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자이언티는 1일 0시 국내 주요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새 음반 ‘오오’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노래’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8개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올킬’했다. 뿐만 아니라 그룹 빅뱅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콤플렉스(Complex)’, 빈지노와 함께 한 ‘미안해’를 비롯해 ‘코미디언(Comedian)’, ‘나쁜놈들’, ‘바람(2015)’, ‘영화관’ 등 7개 신곡 모두 차트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더블랙레이블 측은 음반 소개글을 통해 “노래 한 곡 한 곡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가사는 멜로디와 어우러져 영화의 대사처럼 생생하게 와 닿는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저 ‘영화 같은 이야기’라고 이야기하기에는, 가사 내용이 자이언티 자신의 모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자이언티 '노래' 티저 이미지(사진=YG엔터테인먼트)
▲자이언티 '노래' 티저 이미지(사진=YG엔터테인먼트)

예컨대 타이틀곡 ‘노래’는 노래가 빨리 잊히길 바란다는 모순된 욕망을 담은 곡이다. “하루 종일 널 생각하면서 쓴 노래”이니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대목은 노래를 연인을 향한 귀여운 러브송으로 들리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은밀한 속내마저 드러내야 하는 뮤지션으로서의 갈등이 보이기도 한다.

‘콤플렉스’는 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자이언티를 묘사하는 곡이다. 신체적인 콤플렉스를 묘사한 도입부나 ‘양화대교’를 언급한 부분이 그러하고, 심지어 지드래곤의 랩 가사에는 자이언티의 본명이 등장하기까지 한다. 그런가 하면 “나는 방송보다 복잡한 사람이야. 나는 네가 날 싫어하는 것 이상으로 나 자신을 싫어해(I'm COMPLEX than the magazine. I hate me more than you hate me)”라는 가사에서는 헤이터들에 대한 반격을 뒤틀어 표현하는 듯한 심사가 읽힌다. 동시에 ‘설정’의 가능성도 빼놓지 않는다. 연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삽입해 노래 속 화자를 가상의 남성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 놓는다.

그러니까 ‘오오’는 러닝타임 내내 진심과 설정, 진심을 가장한 설정과 설정을 가장한 진심을 오가는 음반이다. 허구적 진심이자 진실한 허구. 듣는 이의 시각에 따라 익살맞고 풍자적인 음반이 될 수도 있고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음반이 될 수도 있다. 과연 자이언티, 영리한 뮤지션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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