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최봉록 무술감독 인생의 팔 할은 주먹이다. 어린 시절 사각의 링 위를 누비던 복서였던 그를 스턴트 세계로 이끈 것 역시 주먹. 그러나 액션에 있어 그가 진짜 중요시 여기는 것은 주먹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미세한 정서와 감정이다. 그래서 그의 액션은 인물이 느끼는 감정과 함께 진폭 운동을 하며 생물처럼 살아 움직인다.최봉록 무술감독은 한국액션영화의 대들보 정두홍 무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액션스쿨에 특채로 입성한 케이스다. 서울액션스쿨이 보라매공원 체육관을 근거지 삼아 활동하던 시절 영화 세계와 손잡은 그는 허명행 무술감독을 스승이자 형으로 모시며 10년간 스스로를 단련시켰다. 무술감독으로 첫 걸음을 뗀 것은 2014년 ‘남자가 사랑할 때’. 이후 발걸음이 빠르다. ‘검은 사제들’ ‘대호’ ‘아수라’ ‘마스터’ 등의 무술을 허명행 감독과 공동으로 책임지더니, 곧 개봉하는 ‘조작된 도시’와 박훈정 감독의 ‘V.I.P’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 무술을 단독으로 맡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제 막 커 나가기 시작한 막내 무술감독”이라는 그의 말 속에서 ‘그만큼 가능성이 큰 무술감독’이라는 자신감과 포부가 읽혔다.
단 한 번도 자신이 만든 액션에 만족해 본 적 없다는 최봉록 무술감독은 스스로에게 꽤나 엄격하다. 1년에 6번 깁스를 하고도 어김없이 제자리로 돌아가 맹렬히 몸을 불사르는 근성의 사나이. 액션스쿨 안에서도 ‘상남자 스타일’로 통한다는 그가 인상적이었던 건, 내 뱉는 단어 하나도 신중히 고르려는 꼼꼼한 태도였다. 불같이 뜨거운 성정 안에 부드러운 냉철함을 숨기고 있구나, 생각했다.
‘강철비’ ‘V.I.P’ ‘불한당’ ‘보안관’(개봉준비) ‘조작된 도시’(2017) ‘마스터’ ‘아수라’(2016) ‘대호’ ‘무뢰한’ ‘검은사제들’(2015) ‘신의 한 수’ ‘남자가 사랑할 때’(2014)
Q 쉴 틈 없이 작품을 하는 것 같다.
최봉록: 최근 박훈정 감독의 ‘V.I.P’를 마쳤다. 지금은 윤종빈 감독의 ‘공작’과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를 하고 있다. ‘공작’은 허명행(무술감독) 형과 공동무술감독 체제로 하고 있고, ‘강철비’는 단독으로 준비 중이다.
Q. ‘무뢰한’ ‘대호’ ‘아수라’ ‘마스터’ 등도 허명행 감독과 함께 했다. ‘조작된 도시’ ‘V.I.P’ ‘강철비’는 혼자 준비했고. 따로, 또 같이 행보다.
최봉록: 무술감독 입봉(데뷔) 전부터 형 작품에 많이 참여했다. 데뷔작인 ‘남자가 사랑할 때’도 형과 공동으로 했고. 단독 입봉작은 ‘신의 한 수’였다. 입봉 후에도 많은 작품을 함께 하고 있다.
Q. 서울액션스쿨에는 몇 명의 무술감독이 있나.
최봉록: 내가 거의 막내 무술감독이다. 내 위로 정두홍 감독님을 시작으로 7-8분의 선배님들이 계시다.
Q. 류승완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스턴트 세계에 들어온 것으로 안다.
최봉록: 내가 복서 출신이다. 권투를 그만 두고 1년 놀고 있을 때였다. 그때 우연히 권투 소재 영화 시나리오 자문을 하게 됐는데, 그게 승완이 형 작품(‘주먹이 운다’)이었다. 압구정 호텔방에서 형과 2박 3일 동거하다시피 하며 작업을 했다. 자장면 먹으면서. 나중에 승완이 형이 “넌 운동하던 놈이니까 내가 뭘 해 줄 건 없고, 다른 운동 한 번 해볼래?” 하면서 정두홍 무술감독님을 소개 시켜줬다.
Q. 그러니까, 흔하지 않은 특채로 들어온 건가.(웃음)
최봉록: 기본적으로는 액션스쿨은 공고를 통해 기수를 뽑는다. 그 중간 중간 드물게 수시가 한 명씩 있는데, 내가 그 케이스가 된 셈이다. 사실 처음에는 액션스쿨을 일반 운동하는 체육관이라고 생각했다. 스턴트라는 직업이 있는지 몰랐었거든. 그러다보니 정두홍 무술감독님이 누군지도 몰랐다. 오죽하면 승완 형이 “너 혹시 정두홍이라고 알아?” 했을 때 “그게 누군데요?” 그랬을까.(일동웃음) 내가 권투 밖에 모르고 살아서 그랬다. 소개 받았을 때 정두홍 감독님이 권투에 한창 흥미를 느끼고 계실 때였다. 당시 액션스쿨에 복싱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은 없었다. 지금도 없지만. 그래서 나를 받아들인 것 같다.
Q. 그렇게 시작한 스턴트는 잘 맞았나.
최봉록: 처음엔 적응을 잘 못했다. 어릴 때부터 단체 생활을 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쉽지 않았다. 액션스쿨이 보통 곳이 아니더라. 적응하는데 꽤 고생을 했다.
Q. 힘든데도 안 나가고 버틴 이유는 뭔가.
최봉록: 여긴 일반 회사와 다르다. 몸을 부딪치는 곳이라서 그런지, 사람간의 끈끈함이 있다. 위험한 일이다보니 서로 챙겨주는 부분도 크고. 그게 좋았다.
Q. 그때 류승완 감독님의 소개가 없었다면 완전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수 있겠다.
최봉록: 아마 강화도에서 간장게장을 팔고 있을 거다.(웃음) 진짜다. 부모님이 간장게장 식당을 하신다. 권투 외에 배운 기술도 없고, 회사 들어가서 틀에 박혀 살 성격도 못 되고. 분명 그랬을 거다.
Q. 복서 출신으로서, 액션을 만들 때 그 쪽으로 특화된 면이 있겠다.
최봉록: 솔직히 복싱 영화가 아닌 이상 그 차이가 크지는 않다. ‘마스터’의 경우 (강)동원 씨 액션 베이스를 복싱으로 잡긴 했다. 그래서 동원 씨가 권투 연습을 오래 했다. 마닐라 가서 촬영할 때도 호텔 트레이닝 장에서 매일 함께 연습하곤 했는데, 권투는 영화에서 다루기가 조금 힘들다. 표현하기도 힘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다른 액션 보다 습득하는데 오래 걸리기에 한계가 조금 있다.
Q. 영화를 볼 때, 어떤가. 아무래도 액션에 집중해서 보게 되나.
최봉록: 액션 보다는 이야기. 시나리오가 중요하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무술감독도 시나리오를 받으면 굉장히 치밀하게 이야기와 캐릭터를 분석한다.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사실 많이 안 끌린다. 전체 흐름이 좋아야 액션도 힘을 받으니까. 액션을 큰데 흐름이 재미없으면 아이디어가 잘 안 나온다.
Q. 그런 면에서 시나리오부터 흥미로웠던 작품은 뭔가?
최봉록: 지금 준비 중인 ‘강철비’, 좋다. 촬영을 끝낸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도 좋았다. ‘강철비’가 전체적인 통에 끌렸다면, ‘불안당’은 대사가 끌린 경우다. 일상에서 우리가 쓰는 대사들이 잘 녹아있어서 지루하지 않더라.
Q. 대사에 끌려서 액션 디자인 짜는 게 흥미로웠다는 말은 일견 신선한 면이 있다.
최봉록: 다 봐야 한다. 대사에서도 캐릭터 성격이 나오니까. 캐릭터에 맞는 액션 디자인을 짜는 건 중요하다.
Q. 대사와 스토리 못지않게, 만들어 놓은 액션을 어떤 배우가 소화하는가도 중요할 것 같다.
최봉록: 중요하지.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또 액션의 맛이 달라지니까. 액션을 잘 하는 배우를 만나면 최고인데, 몇 안 되지 않나.
Q. 누구인가. 무술감독들이 이구동성 꼽는 건 정우성 배우던데.
최봉록: 우성 형은 1등이고! 형은 습득이 굉장히 빠르다. 사실 액션을 한 달 배우든 두 달 배우든 그 기간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다. 현장에 가면 바뀌는 경우가 많으니까. 바뀌었을 때 그걸 빨리 받아들이는 배우가 무술감독 입장에서는 좋을 수밖에 없다. 그걸 우성 형은 기막히게 해 내신다. 액션에서는 진짜 1등이다.
Q. ‘마스터’를 함께 한 강동원의 액션도 높이 평가받는 걸로 안다.
최봉록: 강동원 씨도 잘한다. 역시 습득이 빠르다. 우성 형이 거친 맛이 있다면, 동원 씨는 부드러운 맛이 있다. 스타일은 조금 다른데, 두 배우 모두 일단 팔다리가 길어서 시원시원한 느낌이 있다. 선천적으로 그 정도 키면 둔하거나 느리기 쉽다. 그런데 안 그런다. 스피드 감이 있어서 옆에서 케어를 해 주면 그림이 잘 나온다. 어린 친구들 중에서 눈에 띄는 건 ‘조작된 도시’의 지창욱 씨. 운동능력치가 좋더라.
Q. 정우성 배우와는 지금 ‘강철비’도 함께 하고 있는데, 인연이 깊다. ‘신의 한 수’ 무술감독에 당신을 추천한 것도 그였다고.
최봉록: 우성 형과 대화를 처음 한 게 아마 ‘중천’으로 중국 촬영을 할 때였을 거다. 그때 내가 스물다섯이었나? 스턴트 막내여서 사실 말을 섞을 레벨도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감시자들’을 함께 했는데, 얼굴 보면서 “나, 너 믿어!” 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나에 대한 믿음이 있으셨던 것 같다. ‘신의 한수’를 맡겨주셨다. 정말 고마웠던 건, 입봉감독이라 불안했을 법도 한데,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주셨다. “나, 이거 바꿔 줘” 이런 것도 없었다. “네가 하라는 대로 할게”하면서 힘을 실어 주셨다. 덕분에 ‘신의 한 수’는 내가 원하는 걸 마음껏 할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감사하다.
Q. 무술감독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작품이 있다면.
최봉록: 딱히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자연스럽게 변한 거지, 어떤 포인가 있어서 변한 것 같지는 않다.
Q. 스스로가 어떻게 변했다는 건가.
최봉록: 음…뭐라 해야 하지? 위치가 생긴 만큼 변한 것 같은데, 다행히 나쁜 쪽으로 변한 것 같지는 않고…사람이 된 것 같은데?(일동웃음) 내가 성격이 좀 불같았다. 지금도 그런 면이 있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차분해졌다. 엄격할 때가 여전히 많긴 하지만, 때로는 그 반대가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그런 면에서 정말 사람 됐다. 동생들도 인정했다.(웃음)
Q. 성장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역시 허명행 감독일까.
최봉록: 명행 형이 입봉 하실 때, 내가 이 일을 막 시작했다. 그러면서 형을 10년 모셨는데, 형에게 정말 많은 걸 배웠다. 몸으로 하는 스턴트적인 건 액션스쿨에서 배우는 거고. 대장으로서 해야 하는 것들을 형에게 10년 배운 셈이다. 제 스승이자 형이다. 그래서 형이 자기 일을 도와달라고 하면, 내 스케줄이 어떻든 간다.
Q. 10년 손발을 맞췄으니 편하기도 할 테고.
최봉록: 절대, 편하지 않다. 세상, 제일 어렵다.(일동웃음) 말하지 않았나. 스승이자 형이라고. 형만이라면 편할 텐데, 스승이기에 다르다. 존댓말? 그럼. 존댓말 한다. 나이는 한 살 차이이긴 한데, 솔직히 얘기하면 정두홍 감독님보다 더 어렵다. 형도 아마 아실 거다. 내가 말장난 한 번 안 하고 깍듯하게 하니까. 자동적으로 그렇게 된다.
Q. 무술을 하는 것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시나리오 받으면 무술콘티 작업을 어떻게 하나.
최봉록: 평균적으로 시나리오를 3-4번 정도 본다. 처음엔 전체 이야기를 보고, 그 다음부터 상황과 그 안에 녹아 있는 인물들의 감정을 살핀다. 그걸 이해하면 이제 액션을 뽑아보는 거다. 명행 형이 저를 키워서 입봉 시켰듯, 지금 제가 끌고 있는 동생이 있다. 박갑진이라는 친구인데, 그 친구와 액션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하루 이틀 해서 될 일은 아니다. 액션을 만들어서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그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회의 한 후, 다시 수정하면서 콘티를 만들어나간다.
Q. 액션에 대한 관객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다.
최봉록: 결국은 아이디어다. 그래서 나름대로 카메라 공부를 많이 한다. 카메라를 모르면 액션을 짤 수가 없다. 공부할 게 정말 많다. ‘신의 한 수’ 할 때는 2달 동안 3시간 이상 잔 적이 없었다.
Q.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에는 만족하나.
최봉록: 입봉작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정도다.(웃음) 어떻게 하다 보니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났고, 또 만나고 있다. 주위 사람들이 “많이 컸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개인적인 만족도가 아직 아예 없다. 나 자체가 원래 만족감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서, ‘이 정도면 됐다!’ 이런 게 없다. 일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그런 편이다.
Q. 목표치가 큰 건가?
최봉록: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Q.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베어야 한다, 스타일 같다.(웃음)
최봉록: 나이를 먹으면 언젠가 관두겠지만, 이 정도에서 관두기는 싫은 거다. 사실, 명행 형을 이기는 게 나의 꿈이다.(웃음) 일을 많이 한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정을 받는 게 중요한데 그 부분에선 정두홍 감독님과 형이 지금 명실상부 최고이지 않나. 스승을 이기고는 관둬야 할 것 같다.(웃음)
Q. 당신 작품을 보지 않은 누군가에게 액션을 하나 추천한다면, 어떤 장면을 고르겠나.
최봉록: 고르기가 쉽지 않다. 아, 진짜 어렵다. 힘들게 작업한 건 뽑을 수 있을 것 같다. ‘신세계’(무술지도로 참여한 작품) 엘리베이터 신. 매트를 세워서 엘리베이터라 생각하고 그 안에 애들을 우르르 넣어놓고 합을 짰다. 좁고, 사람은 많고, 무기는 치명적이고. 다들 고생이 많았다. 그것만큼 머리 아팠던 건 ‘신의 한 수’에서 우성 형과 이범수 배우가 일대일 대결 하는 장면이다.
Q. 최봉록이 생각하는 좋은 액션은 뭔가.
최봉록: 감정이 잘 묻어나는 액션. 무조건 화려하고, 무조건 잘 싸우고, 무조건 폭파시키고 하는 게 좋은 건 아니다. 가령 머리채 잡고 싸우는 것도 액션이거든. 그 상황에 맞는, 캐릭터들의 감정이 잘 버무려진 게 좋은 액션이라고 본다.
Q. 감정이 실린 액션. 한국배우들의 액션은 감정적으로 참 뛰어나다는 생각이 있다.
최봉록: 맞다. 항상 하는 이야기인데, 사람끼리 붙는 건 우리를 이길 나라가 없다. 미국은 거대 자본이 있기에 장비가 좋은 거고, 중국은 와이어가 발달한 거다. 인물과 인물의 합은 진짜 우리가 최고다. 액션에 감정이 플러스 되니 느낌이 다른 거지. 외국 스태프들을 만나면 그런다. “우린 1000억으로 1년을 찍어. 그런데 너희가 100억 가지고 3-4개월 만에 이런 영화를 찍었다고? 그게 가능해? 거짓말 하지 마!”라고. 정말 대단한 거거든. 개인적으로 이런 걸 관객 분들이 인정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액션 뿐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스태프들을 조금 존중해주면서 영화를 봐 주시면 좋겠다. 왜냐하면 만드는 사람들이 관객을 존중하며 만들거든. 잘 보여주려고 열심히 하니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Q. 스턴트맨에게 부상은 늘 싸워야 하는 상대다. 그동안 어땠나.
최봉록: 부상, 많이 당했다. 뼈 부러지고 인대 끊어지고. 1년에 6번 깁스 한 적도 있다. 그럴 땐 가족들이 그만 두라고 한다. 간장게장 팔라고.(웃음) 부상을 당했다고 해서 액션이 두렵거나 하진 않는다. 마음껏 액션을 못하는 게 아쉽고 불편할 뿐.
Q. 상남자 면모가 보이는 동시에 섬세함이 많이 느껴진다.(웃음)
최봉록: 꼼꼼한 면이 있다, 대충대충 넘어가는 게 별로 없다.
Q. 스턴트맨들의 애환을 그린 2008년도 다큐멘터리 ‘우린 액션배우다’의 부제는 “당신의 기억 속엔 없어도…”다. 그 말은 스턴트맨의 숙명이자, 사명감을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 어떤가. 그래도 이전에 비해 스턴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좋아지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최봉록: 확실히 이전보다는 좋아졌다. 선배들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선배들이 스턴트에 대한 인지도를 잘 가꿔 주신 덕분에 지금 저희가 편한 게 있다. 인정을 많이 받는다. 이해도 받고. 그럼에도 아쉬움이 드는 순간들이 여전히 많다. 상황이 더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Q.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
최봉록: 일적으로 보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안전’. 가끔 스턴트맨이 사람인 걸 까먹은 것 같은 분들을 만난다. 그럴 땐 정말 화가 난다. 그리고 ‘보람’. 작업 물을 만들었는데 보람이 안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낭패다.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