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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소영, '완벽한 아내'를 기대케 하는 완벽한 복귀 선언서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고소영(출처=KBS미디어)
▲고소영(출처=KBS미디어)

고소영이 돌아왔다.

올해로 마흔여섯살. 하지만 지난 2007년 SBS '푸른물고기' 이후 10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고소영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여기에 이전보다 더 여유로운 웃음, 솔직한 입담까지 더해지면서 매력적인 여배우의 귀환을 알렸다.

KBS2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첫 방송을 앞두고 고소영이 취재진과 마주했다. 방송도 전에 1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행사가 진행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카페는 60여 명의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만큼 고소영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기자 분들이 무서웠다"던 고소영은 평범한 아내, 엄마로 살아왔던 지난 10년의 시간을 전했다. 그리고 앞으로 배우로서 활동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고소영(출처=KBS미디어)
▲고소영(출처=KBS미디어)

<다음은 일문일답>

Q:10년만에 복귀다. '완벽한 아내'를 선택한 이유는?
고소영:
10년 만에 컴백이라고 하는데 전 사실 잘 못느꼈다.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으면서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흘렀고. 작품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아이가 엄마에 대한 애착도 강해서 제가 없으면 안될거 같기도 했다. 지금보니 저 없어도 잘 지내고 있는데, 저 혼자만에 생각이었던거 같기도 하다.

Q: 역할 설정이 평소 이미지와 다르다는 반응도 있다.
고소영:
제가 새침하고 집에서도 스테이크 먹을 거 같은 이미지인데, 저도 평소엔 편하게 입고 다닌다. 매체에서 화려하게 보여지다 보니 그런거 같다. 그동안 제가 한 게 육아다. '완벽한 아내'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할 수 있을거 같다.

Q: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고소영:
결혼 생활하면서 누구나 배우자의 외도, 배신을 겪진 상상하진 않나. 그런 부분들이 공감이 됐다. 실제 제 성격은 털털하고 급하다. 뭘 해달라고 하기보다는 제가 급해서 다 해버린다. 연기를 하면서도 제 성격과 떨어졌다는 생각이 안들더라.

Q:장동건 반응은 어떻던가.
고소영: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보여줬을 때 선뜻 '하라', '말아라' 얘길 못했다. 10년이란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끌리면 해라. 그게 잘 되든 안되든 서포트 하겠다'는 식으로 말해줬다. 지금은 영화 촬영이 끝나서 육아를 해주고 있다.

Q:10년 만에 복귀인데 아줌마다.
고소영:
제가 바로 46살 아줌마다. 그 자체인데 편견이나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 반응이 나오는 거 같다. 한국 사회에서는 열심히 씩씩하게 사는 여자에게 '드세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재복이는 씩씩하고 자립적인 여성이다. 어떤 면에서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이 안타깝다.

Q:오랜만에 촬영이다. 어떻던가.
고소영:
작품을 결정하고 난 후, 리딩이나 이런 부분들은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을 계속 받았다. 남편이 도와주겠다고 했는데, 너무 민망해서 못하겠더라. 준비하는 과정은 설렜다. 그런데 촬영 전날엔 심장이 쿵쿵 뛰더라. '이걸 정말 할 수 있을까' 그런 두려움과 설렘이 전날 무섭게 왔다. 거의 밤을 세고 현장에 갔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동선은 센스 없이 버벅거렸던 거 같다.

Q:시청률 걱정은 안되나.
고소영:
걱정된다. 특히 상대 프로그램이 너무 세고 잘되고 있어서. 그런데 장르가 완전 다르다. 요즘 시국이 답답한데 우리 작품의 유쾌하고, 현실적인 모습을 본다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후발 주자라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출발했으니까, 현장 분위기대로 잘 촬영하겠다.

Q:우려되던 부분은 없던가.
고소영:
많다. 요즘 배우들은 젊은 친구들도 못하는 사람들이 없다. 다들 준비된 모습이었다. 그런 것에 대한 부담도 있고 우려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작품을 못할 거 같았다.

Q: 고소영 장동건 부부의 생활은 '완벽한 아내'와 비교해 어떤가.
고소영:
재복이랑 똑같진 않지만 누구나 비슷하게 느낄 거 같다. 결혼 7년차인데, 1년 정도는 부부싸움도 하고 주도권 싸움도 하고 남들 하는 걸 다 똑같이 했다. '너희는 다를 거야'라고 하는데, 결혼 준비부터 결혼 생활까지 거의 같다. 다른 엄마들도 이젠 많이 만나는데 다들 비슷한거 같다. 신기한 건 어느날은 안좋았다가, 좋았다가 이런게 자연스럽게 왔다갔다 하는거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이렇게 몇 십 년을 한사람과 살게 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Q:고소영이 생각하는 '완벽한 아내'란?
고소영:
그런건 세상에 없는거 같다.(웃음) 자기 만족 아닐까. 공감하고, 받아들일껀 받아들이고, 포기할 껀 포기하고 그렇게 사는게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는 방법같다.

Q:스스로 평가하기엔 어떤 아내인가?
고소영:
저는 스스로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완벽하려 하려는 제 모습을 보는게 부담스러웠다고 하더라. '왜 굳이 그렇게까지 했냐'고 하더라. 아이가 나갈때 '엄마, 가지마'하면서 우는데, 저는 그게 마음이 불편한데, 애들은 그 순간만 지나면 잘 논다하더라. 그래서 요즘도 '나 안찾아?' 묻는데, '안찾는다'고 하더라.(웃음) 저녁 메뉴도 제가 다 짜고, 정리 안되있는 것도 싫어하고. 옷도 거꾸로 벗겨져 있으면 '내가 없어서 그렇구나' 이런 생각을 한 거 같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편해진 거 같다.

Q:오랜만에 복귀다 보니 주변의 반응이나 조언도 많았을 거 같다.
고소영:
나가서 일하는 것에 대해 응원도 많이 해주고, 다른 부부들과 다르게 저는 신랑이 아무일도 안하고 집에서 몸을 만들면서 육아를 하다보니 마음도 편한 거 같다. 남편이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많이 해주더라. 그런 부분에서 고맙게 잘 촬영하고 있다.

▲고소영(출처=KBS미디어)
▲고소영(출처=KBS미디어)

Q:드라마도 나왔으니, 예능은 어떤가.
고소영:
예능을 정말 좋아한다. 드라마 보다 예능을 더 많이 본다. 맛있는거 먹으러 다니는거 정말 좋아하고, 그런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처음엔 신랑이 저보고 이상하다고 하더라. 왜 밤에 남이 먹는걸 이렇게 보고 있냐고 하는데, 지금은 본인이 더 보고 있다. 지금은 장기가 많은 친구들이 많아서 '내가 뭘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우려가 있지만, 자연스럽게 리얼리티를 살린 예능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Q:아이들의 반응은 어떤가?
고소영:
큰 아이는 엄마 아빠의 직업을 잘 안다. 둘째는 잘 모른다. 화보 촬영장에 예쁘게 찍는걸 보여주려 데려갔는데, 막 울고 난리가 났다. 본인이 예쁜 옷을 입어야 하는데 엄마가 입고 있어서 그런 거다. 당황했다. 아들은 '엄마가 TV에 나오는 건 좋지만 나가는 건 싫다'고 하더라. 아빠 엄마가 나온 영화 '연풍연가'를 최근에 보여줬는데 보면서도 쑥스러워 하고. 아들은 유아사춘기라 그런지 좋아하는 건지 쑥스러워하는 건지 모르겠다. 근데 기분 나쁜 건 아닌거 같다.

Q:10년 만에 복귀를 앞두고 따로 준비한 부분이 있다면?
고소영:
관리는 습관이 있었다. 항상 몸무게를 재고. 작년 가을부터 도저히 안되는 한계점을 느꼈다. 몸무게가 갑자기 늘었는데 어떻게 해도 안빠지더라. 그러니 우울해지더라. '이게 뭐지', '혈액순환이 안되는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슬퍼지더라. 일을 하면서 감사하게도 식욕이 떨어지면서 2.5kg 정도 빠졌다. 유지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더라. 윤상현 씨와 저염 다이어트 도 같이 하고 있다. 몸이 가벼워지니 기분도 더 좋고, 드라마 끝날때까지 2kg 더 빼서 유지하고 싶다.

Q:10년의 시간 동안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고소영:
감정이 다양해진 거 같다. 분명 씩씩한 장면인데 눈물이 나온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있다. 삶의 경험이 풍부해져서인지, 부모가 되서 느끼는 자식에 대한 감정도 좀 더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된 거 같다. 확실히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다.

Q: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고소영:
뻔뻔해진거 같다. 19금 농담도 하고. 제가 그런 말을 하면 스태프들도 좋아하더라.(웃음) 그런 농담을 할때 빵빵 터지는 걸 즐기고 있다.

Q:아이들과 함께 예능에 출연하는 건 어떤가.
고소영:
'아는형님', '3대천왕', '1박2일', '오늘뭐먹지' 이런거 좋아한다. 백종원 씨도 정말 좋아한다. 육아예능은 신랑과도 이야기해 봤다. 아들은 굉장히 수줍다. 내성적이고. 그런데 딸은 매일 연기를 한다. '백설공주'보고 난 후 사과 주면 쓰러지고, 제가 뽀뽀해주면 일어난다. 그런걸 보면서 '우리 혼자보기 아깝다' 이런 얘길 할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너무 공주병이 될 거 같더라.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신랑도 유명인이다 보니 생각할 게 많다. 또 제가 쉽게 편하게 보는 것과 달리 촬영을 현실적으로 아니까 감당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고소영(출처=KBS미디어)
▲고소영(출처=KBS미디어)

Q:'완벽한 아내'를 통해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가.
고소영:
드라마가 대박이 나서 신드롬이 난다면 좋겠지만, 계단을 올라가듯 차츰차츰 대중에게 호감가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 '고소영이 그동안 경험을 하면서 캐릭터에 공감했구나' 하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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