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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SBS 일일극 폐지, '결단' 아닌 '갑질'인 이유

▲(출처=SBS 일일드라마 '사랑은 방울방울')
▲(출처=SBS 일일드라마 '사랑은 방울방울')

SBS가 신의와 의리를 모두 져버렸다. 그야말로 '갑질'이다.

10일 SBS가 공식적으로 새 일일드라마 '맛 좀 보실래요?' 폐지를 결정했다. 폐지 이유는 효율성 제고였다. 방송사가 집안 살림을 이유로 일일드라마 시간대를 폐지한 것을 놓고 왜 이런 난리가 난걸까. 이는 SBS가 지상파라는 규모와 명성, 그리고 영향력에 걸맞지 않게 수준 낮은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SBS가 폐지하기로 한 '맛 좀 보실래요'는 이미 관련 스태프가 모두 갖춰진 것은 물론 캐스팅까지 끝낸 작품이다. 대본리딩도 마치고 회식까지 했다. 그렇지만 촬영을 불과 몇 일 앞둔 시점에서 SBS는 일방적으로 폐지를 통보했다. 심지어 '맛 좀 보실래요' 한 관계자는 신혼여행지에서 폐지 통보를 받아야 했다.

배우나 방송사 모두에게 일일극은 1년 농사다. 방송 기간만 6개월, 사전 준비 기간을 합하면 적어도 8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 '맛 좀 보실래요'도 예외는 아니었다.

'맛 좀 보실래요'는 SBS 일일드라마 '사랑은 방울방울' 후속으로 5월부터 방송될 예정이었다. 혼자서 여섯 살 연하 남편을 명문대 법대에 합격시키는 것은 물론, 무너져가는 시아버지의 식당을 운영는 당찬 주인공 강해진 역에는 이태란이 캐스팅 됐고 심지호, 한보름, 류진 등 배우들도 2-3월에 출연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SBS가 갑작스럽게 일일극 폐지를 선언하면서 관계자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문제는 일일극 폐지에 대해 이전까지 SBS가 아무런 언질도 없었다는 것. 관련자들은 "4월 첫 주에 '방송을 안할 수도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조심스레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폐지 될 거였다면 SBS 내부적으로 '폐지니까 기획조차 하지 말자'라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이건 제작사, 연출자 모두 난처한 상황이다. 이런 경우를 지금껏 일 하면서 보지 못했다"고 분개했다.

'맛 좀 보실래요'에 출연하기로 했던 한 배우 관계자 역시 "일부 배우가 교체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제작 자체가 무산된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아직 출연하지 않았으니, 출연료 등 금전적인 손해가 있는 건 아니지만 미래가 없어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SBS는 '맛 좀 보실래요' 폐지를 전하면서 "지상파 광고 시장 축소, 제작비 증가 등 국내외 방송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프로그램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방송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BS가 말한 효율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엔 일일드라마는 없었다. 그리고 이번 일일극 폐지 논란은 SBS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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