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분 내내 지루하다가 마지막 5분, 이시영 액션이 다 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에 대한 어느 시청자의 감상평이다. 정말 그랬다. 파수꾼들의 비밀스러운 조사는 싱거웠고, 김영광-김태훈의 갈등은 느슨했지만, 마지막 이시영의 액션신은 앞선 아쉬움을 잊어버리게 만들만큼 통쾌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파수꾼 조직에 합류한 조수지(이시영 분)가 슈퍼주인 살인사건 김우성(최수형 분)을 추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우성은 1년 전 자신이 살인사건 진범임을 자백했으나 검찰은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해 그를 풀어줬다.
대담해진 김우성은 친딸을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돈 때문이다. 파수꾼 일당은 해킹, 미행, 도청, 감시, 하여튼 갖은 술수를 써서 범죄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헛다리를 짚었다. 납치 대상을 잘못 예상한 것. 김우성 일당이 그의 친딸을 납치하는 장면을 조수지는 코앞에서 목격한다.
조수지는 울고 있는 김우성의 딸을 보고 자신의 딸 조유나(황나영 분)을 떠올린다. “우리는 경찰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경찰이 범죄자들을 체포하게 만드는 것”이라던 서보미(김슬기 분)의 충고를 무릅쓰고 김우성 일당과 직접 대적한다. 질주하는 봉고차에 매달려 몸싸움을 벌이고 바닥에 떨어져 데굴데굴 구르기도 한다. 약 5분간 이어진 조수지와 김우성 일당의 액션신은 기실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로 꼽힐 만했다.
조수지를 움직인 것이 모성애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조수지는 목숨을 내어놓고 김우성 일당과 맞섰다. 이것을 단순히 정의감의 발로로 그렸다면 작품은 지금과 같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납치당한 여자아이와 조수지의 눈빛, 그리고 조유나의 사고 장면 등을 교차로 보여주면서, 조수지의 감정 상태와 동기를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이해시켰다.
시청률은 아직 아쉽다.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 5.6%(5회), 6.6%(6회)로 동시간대 방송된 월화드라마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 3, 4회 방송분 시청률보다 소폭 상승한 것이 그나마 희망적인 지표다. 이시영의 액션 장면으로 호기심을 높이고 긴장감을 자극해놓은 다음회의 전개가 중요하다. “55분 내내 지루하다”는 평가에도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