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드라마’라 하면 으레 토일 드라마를 떠올리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된 지 10년을 훌쩍 넘긴 현재, 안방극장은 금요일 저녁부터 시청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때문에 주중 위주로 편성됐던 트렌디 드라마들이 금토 시간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편성에 보수적인 편으로 알려진 KBS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 2015년 방영된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가 그 시작이다. 이듬해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음의 소리’에 이어 2017년에는 ‘최고의 한방’, ‘최강 배달꾼’, 10월 처음 방송된 ‘고백부부’까지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고백부부’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성인 웹툰 ‘한 번 더 해요’를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원작의 에로틱한 분위기는 전부 빠졌다. 대신 캠퍼스에서 처음 만나 결혼에 골인한 커플, 최반도(손호준 분)와 마진주(장나라 분)가 각각 직장 생활과 육아라는 버거운 현실에 지쳐 권태기를 맞는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여기에 두 사람이 이혼하던 날 갑자기 20살 새내기 시절로 시간여행을 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예능국에서 만드는 드라마라서 코믹한 정서도 작품의 매력 포인트다.
반면 개국 이래 꾸준히 금토 드라마를 편성해 왔던 JTBC는 ‘고백부부’와 같은 시간 ‘더 패키지’를 내놨다. JTBC에게 해당 시간대는 올해 방송된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가 연이어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던 자리다. 지난해 가을에 촬영을 마치고 1년 만에 베일을 벗게 된 ‘더 패키지’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패키지’는 패키지여행을 통해 만난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화를 다룬다. 가이드 윤소소(이연희 분)를 비롯해 일곱 명의 패키지여행 참가자들이 제각각 다른 성격과 사연을 가진 터라, 이들의 관계성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유발할 전망이다. 여행 도중 만날 법한 사람들과 있을 법한 일들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랑스의 관광지에서 대부분의 촬영이 이뤄진 덕에 영상미가 돋보이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고백부부’와 ‘더 패키지’는 ‘공감’을 공통된 키워드로 삼고 있지만, 이처럼 표현하는 붓놀림은 전혀 다르다. 전자가 날것의 현실을 볼 때 터지는 폭소를 무기로 삼았다면, 후자는 이 현실을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감쌌다. 주말 깊은 밤, 시청자들의 리모콘이 어느 쪽을 향할 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