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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콘] “영원히 함께 있어요” 여자친구와 버디의 ‘동행’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백색 설원. 외로운 얼음 궁전. 하얀 꽃으로 장식된 공중 그네 위에서 시작된 노래.

“누구에게나 한 번 쯤 쏟아지던 여름비처럼 갑작스럽게 다가왔었던 사랑이 있겠죠.” 걸그룹 여자친구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다섯 번째 미니음반 타이틀곡 ‘여우비’였다. 원곡에서 리듬 세션을 강조해 여자친구의 발랄함을 보여주던 이 곡은 이들의 단독 콘서트 현장에서 아름다운 발라드 넘버로 다시 탄생했다.

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여자친구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 ‘시즌 오브 걸프렌드(Season of GFRIEND)’가 개최됐다. ‘핑거팁(Fingertip)’ ‘너 그리고 나’로 시작된 무대는 사계절 콘셉트에 맞춰 변하고 흘러가며 여자친구의 시간을 완성했다. 세 시간 여 동안 펼쳐진 여자친구만의 계절이었다.

데뷔 3년 만에 개최하는 첫 콘서트. “레전드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초반의 호언처럼 매 무대가 정성스럽게 꾸며졌다. 무대 뒤를 가득 채운 전광판은 때론 하얀 설원을 때론 광활한 은하수를 보여주며 비현실적인 세계로 팬들을 데려갔고, 발라드 무대에서 우아하게 춤추던 조명은 댄스곡에서 화려한 레이저를 뿜어내며 열기를 더했다. 전자음 보다 밴드 연주가 더욱 도드라진 여자친구의 음악은 라이브 연주와 동행하자 더욱 생기를 띄었다.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그리고 여자친구와 관객들이 있었다. ‘직캠’을 계기로 역주행 신화, 이어 1억 스트리밍, 음악방송 최다 수상 등 걸그룹 역사를 숱하게 갈아 치워온 여자친구는 그러나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면서 자신의 영광스러운 기록을 말하는 대신 팬들을 언급했다. 소원은 데뷔를 떠올렸고 엄지는 “버디(여자친구의 공식 팬클럽)라는 이름이 탄생한 ‘시간을 달려서’ 쇼케이스”라고 답했다. 그리고 유주는, “지금 이 순간”이라고 했다. “지금을 시작으로 앞으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매 순간을 채워 넣을게요.” (유주)

발표곡 무대가 ‘파워 청순’ 콘셉트 안에서 꾸며졌다면 멤버들의 개인 무대는 파격적이었다. 가수 보아의 ‘넘버 원’을 부른 신비를 시작으로, 소원의 ‘가시나’ 엄지의 ‘스물 셋’ 은하의 ‘피어나’ 유주의 ‘헤븐(Heaven)’ 예린 ‘유 고 걸(U-Go-Girl)’이 차례로 이어졌다. “자기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아도 돼요”라고 묻는 엄지의 목소리는 앳되어서 더욱 발칙하게 느껴졌고 “버디가 우리의 천국이라는 마음으로 선곡했다”며 ‘헤븐’을 부른 유주는 여자친구 활동에서 들어본 적 없는 끈적한 창법으로 자신을 뽐냈다.

엄지는 “무대는 우리가 꾸미지만 공연의 주인공은 여러분”이라면서 “버디 여러분이 어떤 무대를 좋아하실까 고민하면서 정말 행복하게 콘서트를 준비했다”고 했다. 이들의 기분은 무대 위에서도 번져났다. 유주는 비장한 분위기의 ‘내 이름을 불러줘’를 부르는 와중에도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하트를 그려 보냈다. 춤을 추다가 멤버들끼리 얼굴이 마주치면 ‘싱긋’ 웃어 보이기도 했다.

행복한 기운은 금세 장내를 뒤덮었다. 관객들은 학교 3부작 같은 히트곡이 나올 때에도 ‘나의 지구를 지켜줘’나 ‘레인보우(Rainbow)’ 등 생소한 수록곡이 나올 때에도 변함없이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심지어 무대 전환을 위해 VCR 영상이 상영될 때에도 우렁찬 응원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성 관객이 “예쁘다”고 외치면 “사랑한다”는 여성 관객의 고백이 이어졌다. 유주는 “여러분의 함성이 지금 이 순간 이곳을 채우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말했다.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앙코르 무대에 멤버 각자의 오디션 현장과 데뷔를 준비하던 과정, 음악방송에서 처음으로 1위를 한 뒤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던 모습을 담은 VCR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진 ‘기억해’ 무대에서는 객석을 누비며 멤버들의 이름이 담긴 현수막을 받아 오기도 하고 서로를 마주보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는 멤버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씩씩했다.

음반을 통해 한 사람의 성장기를 고스란히 녹여냈다고 해 팬 분들에게 ‘인생친구’라고 불리는 여자친구는 이날 영상을 통해 “여섯 명 만의 것인 줄 알았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됐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팬클럽명 ‘버디’는 우리말로 ‘단짝’이란 뜻이다. 아마도 남성 팬들의 환상을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여자친구’라는 팀명은 어느 순간 연령과 성별을 초월해 서로의 곁을 지키겠다는 약속으로 자리 잡았다. “영원히 옆에 있어요.”(여자친구 ‘그루잠’ 중) 여자친구와 버디가 함께 완성한 ‘여자친구’의 의미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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