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턴'이 비로소 첫 발을 내디딘다. 기대주 고현정의 컴백과 물의를 빚은 이진욱의 복귀라는 점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오후 2시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 홀에서 SBS 새 수목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민, 연출 주동민·이정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고현정, 이진욱, 신성록, 봉태규, 박기웅, 윤종훈, 정은채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건 고현정과 이진욱이었다. SBS 측은 행사 시작 전부터 이진욱의 성 관련 논란을 의식한 듯 "가급적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이진욱은 지난 2016년 7월 14일 30대 여성 A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고, 곧바로 A씨를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A씨는 지인과 함께 식사한 뒤 이진욱이 자신의 집으로 찾아와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진욱은 성관계를 가진 것은 인정하나 강제성은 없다고 맞섰다. 이후 이진욱이 2016년 9월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며 A씨의 고소건은 종결됐지만, 이진욱이 A씨를 고소한 무고죄에 대한 재판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런 만큼 이진욱은 "지난 1년 반동안 여러모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기회가 안 닿았었는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런 이진욱에 힘을 실어준 건 선배 배우 고현정이었다. 앞서 그와 독립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고현정은 "이진욱은 확실하면서도 심플하고 모던하게 연기하는 느낌이다. 앞뒤가 맞는 느낌이고 촬영장에서 활력소가 되고자 노력한다. 매 촬영마다 그러긴 힘든데 좋은 후배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그를 높게 평했다.
이에 이진욱 또한 "고현정과 두 번째 작품이다. 호흡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연기를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기대 이상의 다른 모습으로 내게 영감을 줬다"며 고현정에 존경의 뜻을 보였다.
두 가지 큰 쟁점을 안고 시작한 '리턴'이지만 배우들은 저마다의 자신감을 표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자신했다. 이들이 입을 모아 강점으로 내세운 건 대본의 우수성과 현장의 밝은 분위기였다.
신성록과 박기웅은 "대본이 너무 좋았다"고 강조했고, 봉태규는 "11년 만에 하는 미니시리즈인데 이렇게 즐겁게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게 임하고 있다"며 만족을 표했다. 한은정은 "대본이 재밌었고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고민 없이 함께 하겠다고 했다"며 제작진과의 신뢰를 드러냈다.

고현정 또한 "신인작가의 작품이지만 대본을 읽었을 때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런 선입견은 전혀 없었다"면서 "이 작품은 현장에 지루한 사람들이 없다. 다들 에너지가 있다. 범죄 관련 스릴러 드라마지만 현장 분위기가 연기하기 좋은 유연한 느낌이다. 이대로만 간다면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했다.
최근 드라마 판에 장르물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피로감도 상당하지만, 고현정은 '리턴'만이 가진 차별점을 강조하며 특유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현정은 "장르극이 많은 만큼 시청률보다는 드라마를 성의있게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배우들이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오히려 내가 긴장될 정도로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편집도 상투적이지가 않다. 어수룩한 배우들이 아닌 만큼 우리 작품은 그런 면에서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번 강렬한 악역을 맡게 된 신성록은 "작품을 하면서 중점에 두는 부분은 이전에 했던 걸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본을 보면서도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큰 관점에서 보면 내 캐릭터는 미치광이다. 다를 게 있겠냐만은 그럼에도 다른 정서를 선택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선 굵은 캐릭터와 개성 강한 연기자들이 만나 남들과는 또 다른 장르물을 예고했다. 명실상부한 연기여왕 고현정을 필두로 이진욱의 복귀라는 점과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의 앙상블이 '리턴'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진욱의 재기 성공 여부도 관심을 더하는 포인트다. 최근 박시후와 이민기 등 성추문에 휩싸였던 배우들이 컴백작을 통해 명예를 회복한 만큼, 이진욱 또한 불명예스러운 과거를 딛고 새로운 연기 인생을 시작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SBS 새 수목드라마 '리턴'은 도로 위에 의문의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4명의 상류층이 살인용의자로 떠오르고, 이에 따라 TV 리턴쇼 진행자이자 변호사 최자혜(고현정 분)가 촉법소년 출신 형사 독고영(이진욱 분)과 함께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범죄스릴러드라마다.
'이판사판' 후속으로 편성된 '리턴'은 오는 1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전파를 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