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방송된 KBS1 '역사저널 그날'에서는 무려 6년 3개월 동안 중앙정보부장을 맡으며, 최장기간 정보기관의 수장을 지냈던 김형욱. 그의 행적을 짚어봤다.
1979년 10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전직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이 실종됐다. 당시 김형욱은 미국으로 망명한 상태였다. 중앙정보부장에서 내려온 뒤 정치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미국으로 떠나있었다. 미국에서도 경호원을 고용하고 권총을 소지하며 신변 보호에 만전을 기했던 김형욱. 그런 그가 홀로 프랑스 파리로 향했다. 실종 당일 카지노에서 모습을 비춘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육군사관학교 8기로 5.16 쿠데타를 통해 정치무대에 등장한 김형욱. 처음엔 엘리트 동기 김종필에 치여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제4대 중앙정보부장에 취임하며 그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온갖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3선 개헌 반대 세력들을 제거해나가며 ‘2인자의 처신은 이런 것이다’를 단박에 보여줬다.

김형욱은 개헌 후 자신의 2인자 자리도 더 탄탄해질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상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3선 개헌 확정 3일 만에 중앙정보부장 자리에서 쫓겨난 것. 정치보복에 대한 두려움, 언제 정권에 끌려갈지 모른다는 공포에 떨던 그는 결국 미국 망명을 결심했다.

처음엔 조용했던 김형욱의 미국 생활. 하지만 그는 망명 약 4년 만에 침묵을 깨고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언론, 미국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 이어 美 프레이저 청문회에 참석했고 마지막엔 200자 원고지 5000매에 달하는 분량의 회고록에 여러 정치적 사건들을 기록해 넣었다.

김형욱은 1979년에 돌연 실종됐다. 그의 최후를 목격한 사람이 없기에 실종에 관해서 온갖 설(說)들이 난무했다. 죽음에 관한 설들부터, 2007년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원회’가 발표한 내용까지. 그의 실종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짚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