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지프스'가 뜻한 출발을 시작했다. 첫 방송부터 분당 최고 시청률 8%를 기록한 것.
JTBC '시지프스'는 지난 17일 시선을 압도하는 비행기 사고 이후, 천재공학자 한태술(조승우)에게 벌어진 충격적이고도 미스터리한 사건들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시청률은 전국 5.6%, 수도권 6.8%를 나타내며, JTBC 역대 첫 방송 시청률 2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1회 방송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영안실에서 형 한태산(허준석)의 죽음을 마주한 한태술이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오열한 순간이었다. 시청자들도 덩달아 눈물짓게 만든 이 장면은 10만 명의 목숨을 책임지는 '퀀텀앤타임'의 회장임에도 각종 사고를 몰고 다니던 이기적인 천재, 태술이 가진 내면의 상처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태산은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태술의 부모 역할을 하며 뒷바라지를 했다. 모든 비밀번호를 태술의 생일로 만들 정도로 그에겐 동생이 전부였고, 태술 또한 매번 본인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을 뒷바라지해주는 형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각별했던 형제의 우애가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한 건 형 태산이 이상한 말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형이 마련해준 컨테이너에서 시작한 ‘퀀텀앤타임’이 성장해 상장을 하게 된 그 날도 그랬다. 중요한 행사날에 허름한 옷차림으로 태술을 찾아온 태산이 꺼낸 말은 “세상에 우리만 있는 게 아니었어. 여기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우리 사이에 숨어 살고 있었어. 그 놈들 너를 찾고 있어”였다. 태술에게는 술에 취한 형의 허무맹랑한 주정으로 들렸고, 급기야 형을 밀치고 돈봉투를 던지며 매몰차게 쫓아냈다. 야속하게도 이는 형과의 마지막 만남이 됐다. 후회로 얼룩진 태술의 눈물이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그 후로 태술은 변했다. 이사회는 밥 먹듯이 불출했고, 각종 사고를 몰고 다녔다. 밤에는 잠을 못 이뤘고, 단 하루도 그날 생각을 안 하고 넘어간 날이 없었으며, 형은 ‘후회’라는 이름의 망령으로 태술 앞에 나타났다. 그렇게 “그날 그렇게 말하지 말 걸. 그냥 돌려보내지 말 걸. 따뜻하게 인사라도 한 마디 할 걸. 바로 전화 할 걸. 이 사람이 우리 형이라고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할 걸”라는 생각에서 단 1초도 벗어날 수 없는 태술의 내면은 10년동안 서서히 망가지고 있었다.
“난 그냥 형이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어”라던 태술은 믿지 못할 진실과 마주했다. 만 미터 상공에서 비행기를 추락시킨 사고의 원인이 하늘에서 떨어진 슈트케이스와 십 년 전 죽은 형 태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이를 둘러싼 진실이 18일 방송되는 '시지프스' 2회에서 공개된다.
한편, '시지프스' 뜻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제우스의 분노를 사고 하데스를 속여 죄를 받게 된 코린도스의 왕의 이름이다. 시지프스는 신들의 저주를 받아 영원한 형벌을 받게 되는데, 무거운 바위를 굴려 산 정상까지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산 정상에 바위를 올리면 다시 굴러 내려가고 시지프스는 다시 무거운 바위를 정상까지 올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