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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문성희 씨의 청도 집ㆍ정읍 땅속에 묻힌 집(건축탐구 집)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건축탐구 집' 정읍 내장산 보이는 땅속에 묻힌 집과 김경호 건축가가 지은 자연주의 요리연구가 문성희 씨의 청도 집을 소개한다.

20일 방송되는 EBS '건축탐구 집-내 생애 최고의 선물'에서는 건축가 임형남, 김호민 소장과 함께 선물 같은 집에서 선물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본다.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정읍 삼대가 사는 집

전라북도 정읍에는 ‘따로 또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 유새롬, 김준섭 부부와 딸 유솔이, 그리고 새롬 씨의 부모님 허금연, 유철준 부부까지 다섯 명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딸 가족과 부모님 부부가 각각 ‘따로’ 사는 집 두 채를, 바로 앞에 나란히 짓고 ‘함께’ 산다. 시작은 새롬, 준섭 씨 부부의 바쁜 서울살이. 지칠 대로 지친 부부에게 여유로운 시골에 지어진 부모님 댁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 같았다.

신나게 마당을 뛰노는 유솔이를 보며, 문득 부부는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이 이곳임을 깨달았다. 그때 부모님 집 앞의 땅이 건축 일을 하는 준섭 씨의 눈에 띈 것은 부모님 집 앞의 땅. 부부는 그곳에 집을 짓겠다고 부모님께 조심스레 제안했다. 사실 어머니가 꽃밭으로 가꾸던 땅이었지만, 부모님은 ‘한번 지어 보라’며 선뜻 땅을 내주셨다. 고생하는 자식들을 위한 부모님의 선물, 그 위에 소중한 보금자리가 자리 잡았다.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선물처럼 받은 백여 평의 땅. 대지의 모양도 바르지 않고, 경사져 집을 짓기에는 녹록지 않은 땅이라 걱정의 시선을 보낸 게 한둘이 아니었지만, 설계와 시공을 맡은 사위 준섭 씨에게는 오히려 도전 정신을 활활 불태우는, 재밌는 조건이었다. 새로 지을 집이 원래 있던 부모님 댁에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에 집을 땅속에 낮게 묻었다. 사위의 노력 덕에 부모님은 거실에서도 방해물 없이 웅장한 내장산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땅을 내주신 부모님 은혜는 갚았지만, 부부에게 남은 것은 땅속에 묻힌 집이었다. 어둡고, 습기가 가득할 것이라는 땅속 집에 대한 편견을 해결하기 위해 준섭 씨는 또 고민에 빠졌다. 결국 그는 ‘이것’을 만들어 땅속이지만 땅속 같지 않은, 밝고 쾌적한 집을 완성해 냈다.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청도 자연주의 요리연구가의 집

경상북도 청도군, 완만하게 둘러싼 산과 은빛으로 부서지는 저수지, 그사이에 작은 마을이 있다. 여러 채의 집 중, 수십 개의 장독이 놓여 있는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장독을 애지중지 닦고 있는 한 여인, 이 집의 주인장인 자연주의 요리연구가 문성희 씨다. 그가 딸 김솔 씨와 사는 이 집은,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정착지’이다.

그러다 우연히 인연이 있던 김경호 건축가의 제안으로 이곳 청도의 집을 보러 오게 됐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집 그리고 집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그는 그길로 다른 지역의 거처를 모두 정리하고 청도로 내려왔다. 선물 같은 인연 김 건축가가 내준 공간에서 오랜 노마드 생활을 끝맺게 된 것이다.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이 집을 선물한 김경호 건축가와의 인연은 12년 전 한 행사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짧은 대화였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가치관과 생각에 깊은 공감을 했다. 그러니 김 건축가가 지어 놓은 청도 집이 성희 씨의 취향을 저격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일자로 길쭉한 모양에 주방 겸 다이닝룸과 양 끝에 방 두 개가 다인 단순한 구조, 거기다 다 완성된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심하게 깔끔한 모습이다.

하지만 빈 문짝에 직접 창호지를 바르고, 텅 빈 마당에는 텃밭을 만들어 작은 작물들을 심고 있는 성희 씨의 얼굴을 밝기만 하다. 그는 미완성의 공간을 자신의 흔적으로 채워가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청도의 주인 없던 집은 ‘문성희스러운’ 집으로 미(美)완성되어 간다. 노마드 인생 문성희 씨의 청도 정착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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