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이 해남 함박골 한옥집의 가을 풍경을 만나본다.
21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가을에만 만날 수 있는 제철 보물의 보물찾기 여정에 동행해본다.
전라남도 해남 함박골에 자리 잡은 100년 고택, 이곳은 김순란 씨가 나고 자란 곳이다. 100년 전, 나무를 좋아했던 아버지가 나무를 맘껏 심고 싶어 아무것도 없는 산지를 개간해 직접 지은 이 집엔, 어린시절 김순란씨가 여덟남매와 뛰어놀던 추억들이 곳곳에 서려있고, 아버지가 직접 심고 가꾼 과수들은 백년 넘은 고목들로 현재의 김순란씨 곁을 지켜주며, 감, 대추, 밤 등 간식거리를 내주고 있다.
그녀가 이 집으로 다시 귀향한 이유는 90노모의 어머니 때문이었다. 생의 마지막을 아버지가 지으신 이 고택에서 보내고 싶단 한마디 말씀에 덜컥 내려왔지만, 100년이란 세월에 너무 낡은 집은 아픈 어머니를 모시기엔 열악한 상황. 할수없이 어머니를 위해 바로 옆에 한옥집을 짓기 시작한게 벌써 세채다. 아버지가 키우신 고목들로 뼈대를 이루고, 아버지가 일군 터의 황토흙으로 살을 붙여 만든, 아버지품과 같은 한옥집에서 어머니를 보내드렸다.
그 후로도 부모님 품같은 이곳을 지키고 있는 순란씨. 그녀의 요람같은 이 고택에 독일인 셰프 다리오가 찾아왔다. 다리오와 함께 곶감을 만들고, 아궁이 불 피워 따끈한 밥 한 그릇 하며, 이곳에서 다시금 곱씹게 된 그녀만의 가을의 추억을 함께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