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으로 물든 능선을 따라 선율이 그리는 속리산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21일 방송되는 KBS2 '영상앨범 산'에서는 가수 인순이 씨가 백두대간 완등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 채종국, 이혜정 씨와 함께 찬란한 가을의 색이 한창인 감미로운 속리산으로 향한다.
충청북도 보은군, 괴산군과 경상북도 상주시에 걸쳐 웅장한 자락을 지니고 있는 속리산 국립공원.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이 위아래로 지나는 곳에 자리한 속리산은 겹겹이 펼쳐진 산속에 멋진 기암과 청아한 계곡을 품고 있어 이름처럼 속세를 잊을 만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먼저 세조가 다녔다는 세조길을 걸으며 시작하는 여정.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아래 예쁘게 물든 나무들이 어서 오라는 듯 반겨 준다 바빠서 잊고 지냈던 계절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며 걷다 보니 법주사 일주문을 지난다. 일주문 현판에 적힌 ‘호서제일가람’은 충청북도와 충청남도를 통틀어 으뜸 사찰이라는 뜻이다. 일행은 곳곳에 가을 향기가 짙게 배어 있는 길을 걸으니 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이제 차를 타고 화북탐방지원센터로 이동해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보통 법주사에서 오르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곳 화북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하는 길은 비교적 가파르고 험한 편이지만 수려한 절경과 함께 속리산을 대표하는 봉우리 중 하나인 문장대를 빨리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해를 등지고 걷기 때문에 쌀쌀한 이맘때쯤에 오르기 좋은 코스이다. 속리산의 청명한 아침 햇살을 껴안으며 걸음을 옮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누군가에게 고백하고 싶어지는 계절. 이 멋진 날의 설렘을 노래하는 세 사람. 가는 중에는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되지만 머리 위로 눈부시게 빛나는 단풍을 보니 힘이 난다. 자신의 고난과 역경을 딛고 다른 이들의 아픔까지 보듬어 주고 있는 인순이 씨. 해밀학교를 운영하며 자신과 비슷한 성장통을 겪을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다. 그녀의 머리에 꽂은 단풍잎처럼 인순이 씨에게 아름다운 사람 향기가 난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니 문장대의 거대한 암릉이 나타난다. 아찔한 계단을 올라 마침내 문장대 위에 선다. 천왕봉을 비롯해 속리산의 우람한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대로 가는 길에 만난 널찍한 바위. 어느새 너른 바위는 무대가 되고 청쾌한 햇살은 조명이, 속리산의 전경은 관객이 된다. 인순이 씨의 노래와 함께 속리산의 가을이 더 깊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