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방송되는 KBS1 '사랑의 가족'에서는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아름다운 사람들 - 예순셋, 인옥 씨의 아름다운 도전
선천성 시신경위축으로 인해 앞을 보지 못하는 예순세 살 전인옥 씨. 그녀는 젊은 시절부터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1980년 시각장애인 그녀가 ‘피아노’ 전공으로 대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인 여성이, 그것도 피아노 전공으로, 비장애인과 똑같이 시험을 봐서 대학에 입학한 것 자체가 사건이었다.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녀는 가톨릭 맹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일찌감치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5학년, 피아노 건반을 만지작거리는 그녀에게 신부님은 피아노 레슨을 시켜줬고, 그렇게 피아노와 만났다. 고등학교 시절 잠시 손에서 놓았던 피아노를 다시 시작해 대학까지 간 이유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어서였다.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불쌍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지 않을까... 싶었다는 그녀. 대학 졸업 후 시각장애인 여성회가 진행하는 가정폭력, 성폭력 상담사 프로그램을 알게 되면서 장애인 단체와 연을 맺은 그녀는 반평생을 장애여성인권활동을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지냈다.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 엄마가 바꾼다
중증 뇌병변 장애를 가진 딸을 둔 김경자(54)씨는 외출할 때마다 딸에게 특별한 마스크를 씌운다. 몸이 경직되거나 관절이 오그라들어 일반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을 위해 어머니들이 만든 ‘엄마표’ 마스크다. 코로나 초창기, 뇌병변 아이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병원 진료를 거부당했다는 이야기에 ‘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부모회’ 어머니들이 힘을 모았다.
직접 디자인을 하고, 바느질을 해 샘플을 만들고 생산할 공장을 찾는 일 전부 어머니들이 발로 뛰어 이뤄냈다. 마스크 뿐 만이 아니다. 움직임 때문에 일반 속옷 착용이 힘든 아이들을 위한 뇌병변 장애인 전용 속옷, 장난감 개조, 의사소통이 힘든 중증 장애 자녀들을 둔 어머니들을 위한 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어디에도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제품을 파는 곳이 없기에 직접 나서게 됐다는 어머니들. 하지만 이렇게 현실화시키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예산 때문에 지원 사업에 선정되거나 기업 후원을 받아야만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는데, 어머니들이 아무리 열심히 발로 뛰어도 지원금을 받는 게 쉽지 않기 때문. 올해도 진행할 아이디어는 많지만 예산이 없어 걱정이다. 중증 장애인을 위해 디자인을 바꾸고 있는 어머니들을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