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제작진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 이후 불거진 여러 논란들과 관련해 방송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유퀴즈'는 지난 27일 방송된 151회 끝에 '나의 제작일지'라는 글을 자막으로 보냈다. '나의 제작일지' 이전에 '폭풍 같았던 지난 몇 주를 보내고 아무 일 아닌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쳇바퀴에 그저 몸을 맡겨야만 하는 나'라고 표현해 이 글이 최근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 논란과 관련한 제작진의 입장임을 짐작케 했다.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은 길바닥의 보석 같은 인생을 찾아다니며 한껏 자유롭게 방랑하던 프로였다"라며 "유퀴즈는 우리네 삶 그 자체였고 그대들의 희로애락은 곧 우리들의 블루스였다"라고 '유퀴즈'를 설명했다.
이어 "보통 사람들이 써 내려가는 위대한 역사를 담을 수 있어서, 어느 소박한 집 마당에 가꿔 놓은 작은 꽃밭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라서, 날씨가 짓궂더라도 계절이 바뀌더라도 영혼을 다해 꽃 피워 왔다"라고 했다.
제작진은 유재석을 "자신의 시련 앞에선 의연하지만 타인의 굴곡은 세심하게 연연하며, 공감하고 헤아리는 사람, 매 순간 진심이었다"라고 표현했고, 조세호를 "유재석을 더욱 유재석답게 만들어줬다"라고 했다.
이들은 "두 사람(유재석·조세호)과 함께한 사람 여행은 비록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나의 제작일지' 끝에 제작진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라며 "다들 그러하겠지만 한 주 한 주 관성이 아닌 정성으로 일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라고 했다.
앞서 '유퀴즈'는 윤 당선인의 출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으로 홍역을 치렀다. 방송 이후에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 요청을 거절했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후폭풍을 맞고 있다.
tvN의 모회사 CJ ENM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지 않은 가운데, 프로그램 폐지 주장, MC 유재석에 대한 인신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은 '제작일지'를 통해 이를 자제해달라는 입장을 갈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논란이 된 정치인 출연 요청과 거절 여부 등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제작진이 에둘러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2만 6000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이처럼 제작진이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1만5천60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CJ ENM 관계자는 제작일지와 관련해 "제작진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고민을 전하고자 한 것으로 안다"라며 "내부에서는 제작진과 출연진이 프로그램에 전념할 수 있게 논란이 가라앉길 바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