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관객들이 반응이 더 궁금하다."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헤어질 결실' 박찬욱 감독의 말이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박해일, 탕웨이는 2일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날 박 감독은 "(칸 영화제) 세 번째 수상이라는 것보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고 긴장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감독상을 한 것은 물론, 감독상을 수상해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도 높다.
칸 영화제 수상 이전에 박찬욱과 탕웨이, 박해일의 만남으로도 '헤어질 결심'은 기대할 만한 영화다. 박 감독은 "탕웨이의 한국어 연기가 특별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탕웨이의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만추' 이후 11년 만에 한국 영화에 출연하게 된 탕웨이는 "박 감독의 눈빛이 따뜻했다"라며 한국어 연기에도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와 함께 작품을 만들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형사 역할에 도전했다. 박해일은 "드디어 박찬욱 감독님과 만났다"면서 "형사 캐릭터 해보고 싶었다. 감독님이 수사극 안에서 멜로와 로맨스 지점들을 보여주신다고 한 것이 너무 궁금했다"라고 촬영 전 기대했던 부분을 설명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이전까지의 감독님 작품과는 결들이 다른 부분이 느껴졌다. 담백한 톤도 느껴졌다"라며 "내가 좀 더 뛰어들어갈 수 있고, 호기심이 커지고 그렇게 시작됐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돼 너무 좋다"라고 했다.
박해일의 말처럼 '헤어질 결심'은 그간 박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와는 다르다. 박 감독은 "이전 영화들에선 글자 그대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표현들을 서슴지 않았다. 관객들에게 들이대듯 바짝 눈앞에 가져가는 그런 영화를 의도했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은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감정을 숨긴 사람들의 이야기이게 관객들이 등장 인물의 생각을 알고 싶어 스스로 가까이 가는 그런 영화를 연출하려 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미묘하고 섬세해야하고 변화를 잘 들여다 봐야 하기 때문에 다른 자극적인 요소는 낮춰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한층 더 진화한 작품'이라고 표현했고, 탕웨이는 "박 감독의 전작들을 김치의 맛에 비유한다면 , 이번에는 청량한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은 형사물이면서 멜로물이다. 50%의 수사 드라마와 50%의 로맨스 영화가 아닌, 100%의 수사 드라마와 100%의 로맨스 영화다. 박 감독은 "각본을 쓸 때 가장 중요한 점이었다. 한쪽으로 기울지 말자"라며 두 장르를 분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박 감독은 "영어로 된 TV시리즈를 하고 있다. 내 꿈은 영어 작품 하나, 한국어 작품 하나 번갈아 가면서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