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방송되는 EBS1 '극한직업'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약이 되는 독을 채취하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꿀벌이 주는 천연 치료제, 봉독
경상남도 창녕군에 위치한 양봉장. 이곳에는 금보다도 더 비싼 독이 있다. 바로 꿀벌의 독인 봉독으로 페니실린의 1,000배가 넘는 항균, 항염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1g에 40만 원에 팔리고 있다. 봉독은 미세 전류가 흐르는 채집기를 벌통 앞에 설치해 이를 공격하는 벌의 독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얻는다. 전류가 흐르는 판 아래에 유리판이 있어 독을 쏘더라도 독침이 빠지지 않아 꿀벌을 보호하면서 채집할 수 있다.
그러나 채집할 때 수십만 마리의 벌의 집중 공격을 받기 때문에 작업자는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데. 쏘이는 일도 많다보니 심한 경우 병원에 실려 가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벌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봉독의 양은 고작 0.1mg으로 워낙 소량이다 보니 귀할 수 밖에 없다. 약이 되는 독 봉독 채취 현장을 찾아가 본다.

한편, 전라남도 영광군에 위치한 안마도.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매년 4월 말이 되면 생업을 잠시 멈추고 곡괭이와 플라스틱 통을 들고 산으로 향한다. 바로 산란을 위해 땅 위로 올라오는 지네를 잡기 위해서이다. 지네는 오랜 세월 한의학에서 한약재로 쓰일 만큼 진통과 해독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독이 있는 지네를 잡는 일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비탈진 산을 오르며 수많은 돌멩이를 일일이 뒤집어 가며 찾아야 하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잡아 온 지네는 불로 기절시킨 후 핀으로 고정해 햇볕에 바짝 말려 판매하는데.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이곳 주민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말린 지네를 백숙에 같이 넣어 끓여 먹으며 건강을 지킨다. 매년 위험을 무릅쓰고 독이 있는 지네를 잡는 안마도 주민들을 만나본다.

길도 없는 산을 몇 시간 째 오르며 무언가를 찾고 있는 사람들. 하수오, 약도라지 등 다양한 약초를 발견하지만. 이들이 찾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 오랜 산행 끝에 마침내 발견한 것은 바로 천남성과 투구꽃! 투구꽃의 뿌리는 초오라고 불리며 천남성과 함께 조선시대 사약의 재료로도 쓰였을 만큼 맹독을 가진 독초로 유명하다. 하지만 잘 사용하면 관절염이나 진통제로 효과가 있어, 오랜 세월 한방에서 약재로 쓰여 왔다. 그러기 위해선 강한 독성을 약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먼저 밀가루 반죽으로 천남성과 초오를 감싼 후 고온의 숯불에서 천천히 구워 주는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법제 과정을 거쳐야 약재로 사용할 수 있다. 맹독성 약초다 보니 작업하는 내내 온 몸의 신경을 집중한 채 정성을 쏟는 작업자를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