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짓기 위해 아웅다웅, 가족과 싸우면서 완성한 집으로 초대한다.
◆독특한 대지 위, 엉뚱 발랄 딸과 아버지의 좌충우돌 집짓기
경기도 양평군. 독특한 땅 모양만큼이나 심상치 않게 설계한 집이 있다. 보기 드문 삼각형 땅에 개성 있는 V자형 주택. 30여 년간 건축 현장에서 베테랑인 아버지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딸 집을 시공하기에 앞서, 설계 도면에 쓸모없어 보이는 공간이 많은 것에 걱정이 컸다. 반면 딸은 재미있는 집을 지을 생각에 그저 흥미진진. 컨셉부터 남다른 집을 짓는데 의견충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집의 컨셉은 다름 아닌 고양이를 위한 주택. V자형으로 만든 이유도 중정에 시선이 향하도록 하여 언제든 고양이들을 보기 위해서다. 고양이를 좋아했던 부부는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할 때 만났던 길고양이 ‘오들이’를 데려오기 위해 시골에 이층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아버지에겐 그저 헛된 공간도 부부에게는 사랑하는 고양이들에게 꼭 필요한 놀이터였다.

딸 몰래 아버지가 미래를 대비하여 숨겨 놓은 비밀의 공간도 있다. 주방 수납장 벽에 수전을 시공했고, 미래에 아이가 생기면 필요한 방을 마련하기 위하여 운동방에 가벽을 설치했다. 딱 하나 있는 2층 방에는 남편이 주로 사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벽 아래 작은 고양이 통로를 뚫고, 바깥 테라스에는 고양이 정원을 만들어서 마지막으로 구조해 온 ‘오들이’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집 짓는 내내 티격태격하면서 아버지가 딸은 물론, 특히나 서먹했던 사위와의 관계가 돈독해졌다. 고양이를 향한 건축주의 따뜻한 마음, 그리고 딸을 향한 아버지의 잔소리 섞인 애정으로 만든 집에 초대한다.

전라남도 곡성군. 사라져 버릴 뻔한 시골집을 지키기 위해 7년째 싸우는 형제가 있다. 1977년 가난하던 시절에 부모님이 지은 시골집. 가족들이 집을 떠나고 난 뒤, 수풀만 무성한 빈집이 되었다. 동생은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집을 기억하며, 주말마다 시골에 찾아갔다. 빈집을 싼값에 내놓았지만, 오랫동안 팔리지 않았다. 일단 청소만 해놓기로 시작했던 계획은 점점 커졌다. 온전히 혼자 쉴 공간을 만들고 싶은 형과 달리, 동생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의견을 내면서 형은 골치 아파졌다.
실용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본채에 폴딩도어를 달은 건 형의 아이디어. 동생은 예쁜 툇마루를 가리는 게 아쉬워 반대했다. 마루 밑에는 철제 난간을 달아서 어린 아이디어가 떨어질 걱정이 없게 개조했다. 형은 계획대로 혼자만의 공간을 꿈꾸며 다목적 방을 만들고 싶었지만, 동생은 아이들에게 맘껏 뛰놀 수 있는 방을 만들어 주고 싶어 했다. 다행히 집을 수리하는 동안 형이 결혼하여 아빠가 되면서 겨우 의견 충돌을 피했다. 다목적 방에서는 숨겨진 ‘비밀의 공간’인 복도 터널도 공개했다.

형제가 아웅다웅 싸울수록 가족들에게 더 큰 행복을 안겨주었고, 앞으로도 집터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부모님. 아빠가 나고 자란 시골집에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가며 옛집의 추억을 보존해 가는 집을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