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땅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땅 덕분에 얻은 것이 더 많은 집의 사연을 전한다.
◆경사진 비탈 때문에, 2층을 5층처럼 사는 집
전라북도 전주에 사는 정삼성 씨와 임화신 씨는 바다로, 산으로, 해외로 여행을 떠나기 좋아하는 부부다. 코로나로 한 시골 펜션으로 떠났던 부부는 자연을 품은 마당에서 오랜만에 자유로움을 느꼈다. “이렇게 집을 지으면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되겠는데?!“ 일상에서 여행의 설렘을 느끼고 싶었던 부부는 펜션을 닮은 꿈의 집짓기를 결심하게 된다.
아내는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살고 있던 아파트 주변의 토지를 물색하기 시작해, 무려 한 달 만에 30년 된 구옥과 땅을 매매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따듯해지는 보금자리였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집, ‘따숩재’의 건축 이야기가 시작된다.

땅 사는데 한 달, 설계에는 여덟 달이 걸렸다. 수많은 수정과 재요청 끝에 자유롭고 개방적인 꿈의 집이 완성됐다. 주 컨셉은 계단을 활용해 층마다 반 층씩 더 올린 스킵플로어 집. 문제는 비탈에 있는 경사진 땅이라는 것이었다. 이를 극복하고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1층 현관은 반지하로 두고, 1층에서 다락까지 이어지는 스킵플로어를 활용해 5층 같은 효과를 살렸다.

경사진 땅 때문에 고민했지만, 층을 올려 만족감이 올라가고. 땅 때문에 공부를 시작했지만 집을 보는 안목이 올라간 부부. 이 모든 게 땅 덕분에! 땅 때문에 시작해, 땅 덕분에 독특해진 따숩재를 만나보자.

조치원에 사는 홍형진 씨와 김지혜 씨는 사다리꼴 모양의 땅에 우유갑 모양을 닮은 독특한 집에 살고 있다. 땅 때문에 우여곡절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3년 전 조치원으로 이사 오며 직장과 아이의 학교, 관공서와 마트가 가까운 도심에 주택을 짓기로 결심한 부부. 몇 번의 임장 끝에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마음에 쏙 드는 땅을 발견한다. 갑작스레 땅 한가운데를 가로지른다는 도로 계획이 발표되며 땅이 두 조각이 나버렸다. 이대로 포기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다 땅을 사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남편은 동쪽 땅을, 아내는 서쪽 땅을 원하며 또 한 번 갈림길에 섰다. 결국 아내의 뜻대로 서쪽 땅을 구입하고 작지만 알찬 집을 짓기로 다짐했다.
그런데 공사를 시작한 첫날, 땅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며 공사를 중단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논농사를 지었던 땅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 해결 방법을 수소문하기 시작해 팽이 기초라는 시공법을 찾게 되었다.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물 나오는 땅 덕을 보고 계획보다 더 단단한 기초를 쌓을 수 있게 되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부부의 집! 두 쪽 나버린 28평(92.5㎡) 작은 땅에 지을 수 있는 집은 16평(53㎡)뿐. 해결을 위해 스킵플로어 구조를 선택해 세로로 긴 층을 올린 결과, 2.5층 집을 두 배 이상 확장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한가로울 한(閑), 놀 유(遊), 집 재(齎)를 써서 이름 붙인 한유재는 1층에 주방, 반 층 위에 거실과 영화관, 그 위에 아이의 비밀 공간과 테라스, 또 반 층 위에 부부의 침실, 다시 반 층 위에 부부 각자의 방을 가진 독특한 집으로 완성됐다. 세로로 긴 좁은 집이지만 스킵플로어 덕분에 채광을 살리고, 서로의 공간은 지키면서 소통이 가능한 안락하고 편한 집이 된 것이다.
땅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집의 견고함은 두 배 올라가고 가족의 만족감이 더 많이 올라간 한유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