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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리뷰] '인턴', MZ CEO와 베테랑 실버 인턴의 따뜻한 공존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세대 갈등이 어느 때보다 선명해진 시대, 서로 다른 세대가 한 회사에서 함께 일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영화 '인턴'은 창업 3년 만에 100억대 매출을 달성한 패션 브랜드의 젊은 CEO 선우(한소희 분)와 경력 37년의 베테랑이지만 막내 인턴으로 새롭게 출발한 기호(최민식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성공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열정 과부하 상태의 선우 앞에 특별한 막내 인턴 기호가 나타난다. 기호는 사회생활 만렙의 베테랑이지만 낯선 디지털 업무 환경과 자유분방한 회사 문화에는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인간미 넘치는 소통으로 조금씩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모든 점에서 전혀 다른 선우와 기호는 서로에게 없던 시선과 경험을 나누며 쉼 없이 달려온 일상에 뜻밖의 온기를 더해간다.

영화 '인턴'의 원작은 2015년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로,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의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호흡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 원작의 이야기가 최민식과 한소희를 만나 한국적인 색채를 입은 새로운 '인턴'이 됐다. 워낙 유명한 원작이기에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베일을 벗은 한국판 '인턴'은 그런 걱정을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한다.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김도영 감독은 '82년생 김지영'과 '만약에 우리'에서 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바 있다. 그는 원작의 전체적인 흐름과 따뜻한 정서는 따라가되, AI 업무 도구와 태블릿PC, 자유로운 회사 문화까지 달라진 시대의 풍경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리메이크를 넘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또 하나의 '인턴'을 만들어냈다.

MZ에 이어 '영크크', '늙크크'까지 세대를 나누는 용어들이 넘쳐나는 요즘, 영화는 선을 긋기보다 서로에게 맞춰가려는 젊은 직원들과 기호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세대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시대에 '인턴'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욱 유효하게 다가온다.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 영화에서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인물은 실버 인턴 기호 역의 최민식이다. 가장 안정적인 나이에 굳이 다시 출근을 선택한 기호는 활기 넘치는 사무실에서 누구보다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간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까지 남아 묵묵히 일을 정리한다. 필요할 때는 오랜 경력에서 나온 내공으로 조언하고, 때로는 인생을 먼저 살아온 어른만이 건넬 수 있는 말을 건넨다.

처음에는 젊은 직원들에게도 기호의 존재가 낯설고 조심스럽다. 서로 다른 세대가 한 공간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조금씩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서로의 일상과 고민을 나누게 된다. 처음의 어색함이 따뜻한 관계로 변해가는 과정은 이 영화에서 가장 뭉클하게 다가오는 순간 중 하나다.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기호가 사무실의 정서적 중심이라면, 그 옆에서 흔들리는 축을 잡아주는 건 선우다. 패션 브랜드 우투투의 CEO 선우 역을 맡은 한소희는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모습으로 젊은 CEO 캐릭터의 분위기를 살린다. 성공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선우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쏟아지는 일과 책임 앞에서 누구보다 지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화려한 모습 뒤로 책임과 불안을 안고 달려가는 선우의 모습은 지금 시대의 젊은 리더가 가진 또 다른 고민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강한 자극과 빠른 전개에 익숙해진 요즘 '인턴'은 오히려 천천히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거대한 사건 대신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변화와 관계의 온기를 담아내며 곳곳에 소소한 웃음을 더한다. 강렬한 충격보다는 잔잔한 미소와 따뜻한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다.

원작 '인턴'을 재미있게 봤던 관객이라면 두 작품의 분위기와 캐릭터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아직 원작을 보지 않았어도 된다. 아무런 비교 없이 오롯이 한국판 '인턴'을 먼저 즐기면 된다. 원작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따지기보다 지금 우리 사회와 세대 문제를 떠올리며 하나의 새로운 영화로 관람하기를 권하고 싶다.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인턴' 스틸컷(사진출처=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인턴'의 진짜 볼거리는 최민식과 한소희, 두 배우가 한 사무실에서 만들어내는 합이다. 무게감과 여유를 오가는 최민식의 톤, 그리고 그 앞에서 조금씩 무장해제되는 한소희의 표정 변화를 눈여겨본다면 132분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부모와 성인 자녀가 함께 보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영화를 본 뒤 세대 간 소통에 대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보기에도 좋은 타이밍이다.

1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32분

이민혜 기자 lm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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