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수입사들에게는 꼭 웃돈을 받아서 팔 것!”
모르긴 해도 최근 몇 년 간,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외화 수입사들을 바라보는 해외 판매사들의 속마음이 이랬을 거다. ‘한국 수입사들은 과감하게 지갑을 여니, 경쟁을 붙여 비싸게 팔자’는 심리. 그러니까, 그들 눈에 한국 수입자들은...봉?
보다 못한 한국 외화 수입사들이 뭉쳤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와 필름마켓을 찾은 국내 수입사 관계자들이 17일(한국시간) 오후 회동을 가진 것. 외화 수입 경쟁 과열과 이로 인해 치솟는 수입 가격에 현명하게 대처하자는 의미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최근 2∼3년 동안 다양성영화 시장은 그야말로 소리없는 전쟁터였다. 수입사간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된 영화들이 ‘잭팟’을 터트리면서부터다.
대표적인 영화가 2014년 개봉한 ‘비긴 어게인’. 손익분기점 30만 명이었던 이 영화는, 전국 34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수입사 판시네마에 황금알을 안겨줬다. 누적매출액만 271억 424만 4061원. 투자비용의 10배가 넘는 순이익이 판시네마 통장을 채웠다.
정점은 2015년 개봉한 ‘위플래쉬’가 찍었다. 6만 달러(약 6,600만원)에 수입된 ‘위플래쉬’는 국내에서 158만이라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126억 원의 수익을 낳았다. 수입사 미로비전에게 ‘위플래쉬’는 긁지 않은 로또였던 셈이다.

‘잘 수입한 외화 하나, 열 제작 영화 부럽지 않다’는 소문이 돌았다. 잘 되는 산업에는 업자들이 몰리는 법이다. 소규모 자본을 들고 뛰어드는 업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들끼리의 경쟁이 시작됐다. 좋은 외화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한국 수입사간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입가격이 껑충 뛰었다. 결국 치킨게임이 됐다. 해외 판매사만 손 안대고 코를 풀었다.
한국 외화 수입사들의 지난 밤 회동은 근 몇 년간 일어나고 있는 비이상적인 경쟁을 지금부터라도 바로 잡자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아직 시작단계이긴 하나, 서로간의 정보 공유와 방향성 모색은 해외 판매사들에게 적지 않은 긴장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