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연은 9~1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번째 솔로 단독 콘서트 ‘태연, 버터플라이 키스’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아마도 소녀시대 태연을 사랑했을 그녀의 팬들이 가득 운집했다. 다시 한 번 궁금했다. 솔로 태연과 소녀시대 태연은 얼마나 다를까.
첫 무대부터 화려했다. 태연은 ‘업앤다운(Up&Down)’, ‘굿싱(Good thing)’, ‘패션(Fashion)’, ‘토크토크+나이트(Talk Talk + Night)’, ‘레인(Rain)’, ‘쌍둥이자리’ 등 여섯 곡을 연달아 부르며 금세 분위기를 달궜다. 태연은 섹시함이나 귀여움으로 스스로를 소구하지 않았다. 다만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폴 댄스, 스트리트 댄스 등 화려한 퍼포먼스가 함께 했고 태연은 관능적이면서도 여전사다운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세트리스트는 태연의 솔로 음반 위주로 채워졌다. 태연은 미니 2집 타이틀곡 ‘와이(why)’를 비롯해, ‘핸즈 온 미(Hands on me), ’스타라이트(Starlight)’ 등을 연달아 들려줬다. ‘스타라이트’ 무대에선 가수 딘이 깜짝 등장해 달콤한 하모니를 선사하기도 했다. 아울러 ‘들리나요’, ‘사랑해요, ’제주도 푸른 밤‘, ’아틸란티스 소녀‘ 등 방송에서는 듣기 어려웠던 다양한 OST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다.
태연은 팬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 그 이상을 보여줬다. VCR마저 허투루 준비하지 않았다. 태연은 해당 영상을 통해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 마크 론슨의 ‘업타운 펑크(Uptown Funk)’를 자신만의 느낌으로 소화해내며 보컬리스트로서 폭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동시에 남장을 하고 짐짓 코믹스러운 표정을 짓는 등 ‘조련 왕’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태연의 자작곡 ‘프레이(Pray)’ 무대였을 테다. “정말 힘들 때 작업한 곡이다. ‘이 길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만들었다”던 노래다.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눈시울을 붉힌 태연은, 그러나 평소와 같은 씩씩한 말투로 돌아와 이야기를 이어갔다. “결국 음악으로 치유하고 회복하는 거죠. 가수가 다 그런 것 아니겠어요?”
‘프레이’ 다음 곡으로 ‘아이(I)’를 선곡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내 곁에 있어줘요(Stay in me)”라고 연약하게 노래하던 소녀가 어느새 “내 삶은 아름답다(My life is a beauty)”라고 외치는 광경은 가히 감격적이었다. 시원한 고음으로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태연의 모습은 더없이 자유로워보였다.
이날 태연은 상상 이상의 화려함과 상상 이상의 당찬 모습, 그리고 상상 이상의 진정성을 보여줬다. 다만 확신하게 된 것은 태연에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란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