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밀라 요보비치와 이준기의 우정은 생각보다 깊어 보였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이준기에게 “나 왔어~”라고 문자를 보냈다는 밀라 요보비치와 그런 밀라를 족발집에까지 안내한 이준기. 그런 두 사람을 두고 밀라 요보비치의 남편이자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수장인 폴 앤더슨 감독은 “두 사람이 만나면 내가 할 게 없다”고 했다. “다음 내 영화에 두 사람을 캐스팅 할 생각”이라는 감독의 말이 일종의 선언처럼 들리기도 했다.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해 파멸의 근원지 라쿤 시티로 돌아 온 인류의 유일한 희망 앨리스(밀라 요보비치)가 엄브렐라 그룹과 벌이는 마지막 전쟁을 그린 작품이다. 이준기가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탰다.
1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폴 앤더슨 감독과 밀라 요보비치 그리고 이준기의 기자회견. 그 현장에서 오간 말들을 전한다.
Q. 인사 부탁한다.
밀라 요보비치: 이렇게 한국을 찾아서 너무 기쁘다. 특히 이준기 씨에게 감사한다. 한국 구경도 시켜주고, 저녁 식사도 함께 했다. 한국의 화장품도 소개해줬다. 한국에 ‘레지던트 이블’ 팬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감사드린다.

폴 앤더슨: 늘 희망하던 한국에 드디어 오게 됐다. 우리의 친구이자 동료인 이준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기쁘다.
이준기: 시리즈의 빅 팬으로서 영화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기쁜데 이렇게 좋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촬영 때 밀라에게 “왜 한국에 안 오냐.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때 밀라가 “꼭 한국에 가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약속을 지켜줘서 너무 감사하다. 밀라라는 최고의 여전사를 보내는 마지막 작품이니 많이 기대해 줬으면 좋겠다.
Q. 15년간 6편의 시리즈를 이어왔다. 힘든 점은 없었나.
밀라 요보비치: 15년 동안 이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멋진 여정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주인공과 함께 개인적으로도 성장을 했다. 제 인생을 바꾸어 놓은 영화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 멋진 여전사로서의 이정표를 찍은 것 같다. 또 사랑하는 남편을 이 시리즈를 찍으면서 만났고, 아이도 낳았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는 내 딸 아이가 나온다. 정말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Q 이준기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나.
밀라 요보비치: 이준기라는 멋진 배우와 함께 하게 돼서 기쁘다. 영화를 찍으며 우린 많이 친해졌다. 이준기가 무술을 엄청 잘 한다. 현장에서 대역을 안 쓰고 멋지게 액션을 소화하는 그를 보면 깜짝 놀랐다. 친해지고 난 후, 가수로서의 경력도 있다는 걸 알았다. 그걸 알게 되면서 더욱 좋아하게 됐다. 나 역시 배우와 가수 활동을 했기에 그것이 어떤 것인가를 잘 이해한다. 예술에 대해 열정을 지닌 사람이 정말 좋다. 그리고 나는 제복 입은 남자에게 넘어간다. 극중 제복 입은 이준기를 보고 안 넘어갈 수가 없었다.

Q. 이번 작품에 출연을 결정한 결정적 이유는 뭔가.
이준기: 제안을 해 주셨을 때 상당히 놀라웠다. 정말 중요한 시리즈의 마지막인데, 내가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처음엔 정중하게 고사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이후 저의 영화 속 액션과 감정신을 체크해서 다시 메일로 요청을 주셨다. 너무 영광이더라. 작은 역할이라도 이 시리즈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덕분에 할리우드 영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훌륭한 제작진-배우들과의 작업을 통해 성취감도 느꼈다. 그들의 열정과 그들의 여유를 보며 스스로 조금 더 욕심을 가지고 됐다. 잘 알다시피 밀라는 최고의 여전사다. 함께 하면서 밀라가 존경스러웠다. 최고의 프로다. 최고다!
Q. 이준기를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
폴 앤더슨: 액션 영화 감독으로서 나는 ‘희귀템’을 좋아한다. 문제는 강인함을 지닌 배우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행히 밀라가 잘 해 주고 있어서 여배우 문제는 없다. 문제는 남자배우인데, 이준기를 보는 순간 느꼈다. 드디어 밀라의 적수를 찾았다고. 그의 작품을 보고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 ‘함께 하고 싶다’고 부탁했다. 현장에서 밀라와 이준기의 궁합이 너무 좋았기에 나는 물러서서 지켜만 봐도 됐다. 이번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는 마지막에 만났지만, 이 두 배우의 캐스팅은 제 영화에서 또 있을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Q. 좀비물의 대중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폴 앤더슨: 한국에서는 ‘부산행’이 흥행하면서 좀비물이 대중화 된 것 같다. 좀비 영화에 대한 팬층이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에 대해 감탄하는 부분이 좀비로 소재를 출발하지만 심금을 울리는 요소를 잘 찾아내 이야기 속에 풀어냈다는 점이다. 우리 영화 역시 ‘부산행’처럼 액션, 호러가 있지만 감성적인 스토리를 녹여내려 노력했다.
Q.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계획이 있나.
이준기: 할리우드 진출, 이라고 하셔서 부담스럽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는 것은 배우로서 축복이다. 다양한 문화의 관객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것 또한 기쁘다. 앞으로도 그런 활동을 할 생각이다. 사실 이번 작품은 큰 비중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연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특히 한국 배우의 이미지가 될 수 있기에,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 아마 밀라가 그런 모습을 좋아해 준 게 아닐까 싶다. 이번 작업을 통해서 신인 시절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어 좋았다.

폴 앤더슨: 이준기가 겸손해서 비중이 큰 역할이 아니라고 하지만, 아니다. 특별 출연이지만 강렬하다. 큰 스타가 영화에 반짝 나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래서 카메오가 사랑 받는 다고 생각한다.
밀라 요보비치: 이준기가 주인공인 영화에 내가 카메오로 출연하기를 희망한다. 노개런티라도 상관없다.
이준기: 오. 밀라를 캐스팅하기 위해 많은 감독들이 날 부를 것 같다.(웃음)
Q. 평소 한국에 대한 애정을 SNS를 통해 여러 번 드러냈는데.
밀라 요보비치: 난 무술 광팬이다. 태권도는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딸에게 세 살부터 태권도를 시켰다. 여자들도 좀 강해질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성장하기 위해 훈련하고 결심하는 태권도의 과정이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

Q. 이번 한국 방문은 어땟나.
밀라 요보비치: 입국한 날(12일)부터 짧지만 알찬 한국 관광을 했다. 그 여정에 ‘이준기 가이드'’ 있었다.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이준기에게 “나 왔어”라고 문자를 보냈다. 한국 즐기기에 대해 이준기가 리스트를 보내줬다. 인사동에도 가서 아름다운 도자기를 샀다. 이후 이준기가 불고기와 갈비를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족발도 꼭 먹어야 한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솔직히 껍질 부분은 별로였다. 안에 있는 부분은 맛있더라. 세계 어디를 가든 그곳에 친구가 있어 좋다. 이준기가 LA에 오면 우리에게 꼭 연락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