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녀의 법정’이 마지막까지 공감과 공분의 드라마를 펼치며 웰메이드 법정극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처음부터 KBS2 ‘마녀의 법정’이 주목받은 것은 아니었다. 특히 KBS 주중극의 연속된 부진과 총파업은 ‘마녀의 법정’에게 악재였다.
그렇지만 반환점을 돌고 나서부터 ‘마녀의 법정’은 동시간대 1위로 우뚝 서며 작품 자체로도 반전 드라마를 써냈다. 여성아동성범죄 사건이라는 쉽지도 흔치도 않은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캐릭터 역시 범상치 않았다. 통속극 남녀 주인공의 전형성이 ‘마녀의 법정’에서는 뒤집혔다. 특히 초반에는 악역에 가깝게 느껴질 만큼 출세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독종 검사를 연기한 정려원은 방송 내내 호평받았다.
윤현민은 소아정신과 의사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활용해 섬세하고 배려심 넘치는 수사를 진행하는 초임 검사 역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정반대 성격의 캐릭터가 콤비를 이뤘을 때 발생한 화학작용이야말로 ‘마녀의 법정’ 최대의 볼거리였다.
일상 속의 범죄들을 다루며 실화까지 모티프로 삼았다는 점도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였다. 특히 ‘마녀의 법정’ 속 가장 굵직한 내러티브였던 성고문 사건은 지난 1986년 발생한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바탕으로 짜여졌다. 눈길을 주지 않았거나 애써 외면했던 사건들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과 공분을 안겼다.
또한 ‘마녀의 법정’은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며 보는 이들 사이의 공론장을 만들어줬다. 피해자의 입장, 가해자의 입장, 제 3자의 입장 등 뉴스를 보며 공분하고 공감하는 것들을 드라마를 통해 더욱 심도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마녀의 법정’이 한국형 웰메이드 법정극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시청자들이 종영 후에도 시즌2 제작에 대한 염원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