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는 사랑을 싣고'에 '밤차', '아리송해', '돌이키지마'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1970~1980년대 디스코 붐을 일으킨 전설의 디바 이은하가 출연했다.
1일 방송되는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13살의 어린 나이로 데뷔한 이은하는 유독 엄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따뜻한 가르침으로 지금의 이은하가 있을 수 있도록 가수로서의 방향을 제시해 준 데뷔곡 '님마중'의 김준규 작곡가를 찾아 나섰다.
가수 이미자의 무대에서 아코디언 연주를 하며 음악 인생을 걸어온 음악 스승이었던 이은하의 아버지는 못다 이룬 자신의 꿈을 투영해 그녀를 ‘제2의 이미자’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이은하는 아버지에게 그런 혹독한 음악 훈련을 받았던 어린 시절 일화를 공개했다.
학교 가기 전 이른 새벽부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산에 올라 목에서 피가 나도록 발성 연습을 했던 이은하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서도 친구들이 고무줄놀이 하는 시간에 아버지 기타반주에 맞춰 이미자 노래를 연습하곤 했다. 특유의 트롯 기교인 꺾기를 잘못 할 때마다 기타로 머리를 때리는 거친 아버지의 훈련 방식 탓에 기타가 몇 개씩 부서져 나가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은하를 안타깝게 여기던 동네 어르신이 전문가에게 데려가 볼 것을 권유, 12살의 이은하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아간 곳은 당대 유명 가수들의 음반을 제작, 발매했던 ‘오아시스레코드사’였다.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처음 만난 김준규 작곡가 앞에서 그동안 연습했던 이미자 노래를 부르자 김준규 작곡가는 “효순이(이은하의 본명)는 ‘제2의 이미자’가 아니라 ‘제2의 김추자’가 되어야 한다”라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맞지 않게 허스키한 음색을 가진 이은하에게는 간드러지는 꺾기가 중요한 이미자식 트롯 창법보다는 시원하게 내지르는 김추자식 기요 창법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이은하는 1973년 김준규 작곡가의 '님마중'이란 곡을 통해 데뷔, 발매하는 곡마다 히트하며 화려한 가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다 이은하는 90년대 초반,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사채 빚 등으로 인해 생계를 위해 본인을 돌볼 틈 없이 10년간 하루 7군데 이상의 밤무대에 올라야만 했다. 결국 척추분리증이라는 희귀병에 쿠싱증후군이라는 진통제 부작용까지 겪어야만 했다. 연락이 닿지 않았던 약 40년의 세월, 자신의 몸도 제대로 돌볼 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탓에 가수 인생의 시작점을 함께한 김준규 작곡가를 찾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금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이은하는 가수 인생의 출발점을 제시한 김준규 작곡가를 만나 감사함을 전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