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 5년 전, 사고로 뇌 손상을 입은 아빠의 유일한 가족이자 보호자가 된 대호의 일상을 함께한다.
대호의 하루는 오늘도 분주하다. 청소며 빨래 등 집안일부터 동물들의 먹이를 챙겨주는 일까지 대호의 손이 닿지 않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어른도 하기 힘든 일들을 군소리 않고 해내는 대호의 나이는 열두 살이다. 5년 전, 엄마는 사고로 뇌 손상을 입은 아빠와 대호를 두고, 동생을 데리고 집을 떠났다.
그때부터 대호는 아빠의 건강을 되찾게 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도 궂은일 마다하지 않는다. 대호가 유독 신경을 쓰는 일은 바로 다 죽고 홀로 남은 염소를 돌보는 일이다. 매일같이 풀을 베서 낡은 손수레에 싣고 오는 대호. 한 마리의 염소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 지난 1년간 대호의 손에선 수레와 낫이 떠난 적이 없다. 이 염소는 아빠와 대호를 살게 할 소중한 재산이기 때문이다. 대호는 어떻게든 염소에게 가족을 만들어 아픈 몸으로 고생하는 아빠를 돕고 싶다.

5년 전, 아빠 기우 씨는 일하고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를 피하려다 사고로 왼쪽 뇌를 다쳤다. 아빠는 두 번의 수술로 기억을 잃고 말도, 행동도 어눌해져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다. 설상가상 아내가 둘째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면서 모든 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다 잊었지만, 아빠의 기억 속에 아스라이 자리 잡았던 아들 대호. 아프고 홀로 된 아빠를 지켜주겠다며 아빠 곁에 남아서 지금껏 의젓하게 집안 살림살이까지 도맡아 하는 아들을 보며 눈물 훔친 일도 여러 날이다.


대호는 한 마리 남은 염소를 번식 시켜 살림 밑천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 염소 돌보랴 아빠 챙기랴 살림하랴 바쁜 대호에겐 걱정거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날로 늘어만 가는 상수도 체납 요금이다. 아빠가 아픈 후로 집안 살림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다 보니, 상수도에 문제가 생겨 5년째 단수 상태로 지내온 것이다. 급수가 끊어진 수도 대신 이웃집에서 페트병에 물을 얻어 와 알뜰살뜰 아껴 쓰는 대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