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내가 어울릴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다이빙이라는 수상 경기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물속으로 뛰어드는 동작의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예술성을 높이기 위해 기량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최우선이다.
배우에게 있어 두려운 것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던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 그것을 이겨내고 신민아가 영화 '디바'(감독 조슬예)를 선보였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디바'는 다이빙계의 퀸 '이영'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신민아는 '이영' 역을 맡아 데뷔 이후 가장 강렬한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러블리'가 가득했던 신민아의 얼굴에는 서늘하고 날카로운 눈빛, 성공을 향한 열망과 집착이 담겼다.
"감정이 중요한 영화였어요. 이영의 감정은 무척 복잡하고 예민하죠. 수진(이유영)에 대한 이영의 감정은 사실 우정이 크다고 생각해요. 다만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예민한 감정들이 툭툭 던져지듯 자신도 모르게 행동이나 여러 가지 것들로 표현된 것 아닌가 싶어요."
극 중 이영은 절친한 수진과 함께 귀가하던 중 의문의 사고를 당한다. 깨어난 이영을 기다린 것은 지워져 버린 기억과 증발해 버린 친구 수진, 그리고 코앞으로 다가온 국가대표 선발전이다. 그런데 사고 당일의 기억과 미스터리한 환각들은 전 국민의 '디바' 이영의 삶에 균열을 내기 시작한다. 사건보단 인물의 감정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더 중점을 둔 영화였던 만큼 신민아 또한 감정을 더욱 잘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신민아는 "이영이란 캐릭터의 변화가 공감이 갔고, 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면서 "내가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었던 결의 연기라 매력을 느끼면서도 낯설었다. 그런데 관객들은 그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새로운 얼굴을 기대한 분들이 많았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신민아는 내면의 연기뿐만 아니라, 최고의 자리에 오른 다이빙 스타라는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실제 운동선수처럼 근육량을 늘리고, 고소공포증을 극복해 직접 다이빙대에 올랐다.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다이빙은 가장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다이빙대에 오르는 순간 관객들은 가장 높이 있는 선수를 바라본다. 높이가 주는 공포를 극복하고, 얼마나 아름답게 떨어지느냐를 평가받는다. 극한을 극복하고 타인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다이빙 선수는 배우라는 직업과 묘하게 닮았다. 신민아도 그런 점에서 이영에게 공감했고, 이영이 품은 감정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경쟁 사회에 사는 많은 사람이 다른 면에서 자기의 직업과 이영을 겹쳐서 생각해 본다면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비슷한 지점이 있을 거예요. 다이빙이라는 특수한 소재로 표현하고 있지만, 영화 '디바'가 하는 이야기와 인물들의 감정은 우리가 한 번쯤 가져본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신민아는 '디바'가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열정이 가득했을 때 '디바'가 찾아왔고, '디바'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신민아 역시 이런 관객들의 반응에 기쁨을 표현하면서, 좀 더 많은 변신의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얼굴'이라는 표현이 설레고 흥분돼요. 익숙하고 잘할 수 있는 연기가 있지만, 앞으로는 내가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보는 사람도 지루하지 않을 작품들을 선택해보고 싶어요. 관객들이 '디바'를 통해 이영에게 조금이라도 공감했다면, '디바'를 선택하길 잘한 거겠죠?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