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제때 치료받지 못해 뇌병변이 찾아온 아들 창현 씨와 그런 창현 씨의 손과 발이 되어 하루를 버텨내는 엄마 태임 씨의 애틋한 사연을 소개한다.
엄마 태임(74) 씨가 다 큰 아들 창현(46) 씨에게 걷자고 말을 건넨다. 아들 창현 씨는 20여 년 전 불의의 사고로 뇌병변이 오고 말았다. 그로 인해 24시간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 누워 지내 태임씨의 도움이 없으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다. 건장한 아들을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이 모든 것을 홀로 해내는 엄마 태임 씨. 이런 태임 씨 역시 건강이 좋지 않다.
수술이 필요할 만큼 통증이 심한 어깨와, 걷기 힘들 정도로 염증이 심한 무릎은 점점 더 태임 씨를 지치게 만든다. 하지만 늘 팍팍한 가정형편 때문에 병원 한 번 마음 놓고 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아들 치료와 재판을 위해 여기저기서 빌린 빚은 물론, 집 월세까지 밀려 있어 막막한 태임 씨. 출구 없이 답답한 삶에 자꾸만 죽음을 생각하는 그녀에게 희망의 손길이 간절하다.
창현 씨는 현역으로 입대할 정도로 건강한 청년이었습니다. 통신병으로 군 복무를 하던 중, 창현 씨는 어깨에 들고 다니던 통신 장비로 인해 고통을 호소했고, 휴가를 나와 큰 병원을 찾았더니 치료를 하려면 5개월 이상 걸린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군인 신분으로 있는 그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한 채로 부대에 복귀하게 되었고, 결국 그 후유증으로 고통은 점점 심해졌다.
전역 이후, 엄마 몰래 보훈청에 서류도 제출하며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길 원했지만,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갖은 고생이 겹치며 쓰러진 창현 씨는 중증 뇌병변 진단을 받았다. 현재 창현 씨는 말귀는 알아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웃고 우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는 있지만 말 한마디 할 수 없다.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침대에 실수하는 일도 다반사이다. 창현 씨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면, 엄마가 일으켜주기만을 기다리는 몸이 되어버렸다.
엄마 태임 씨의 하루는 아들 창현 씨를 챙기는 것부터 시작해 밤까지 계속 된다. 밥을 먹이고, 씻기고, 화장실을 여러 번 데리고 갔다 오면서 아들의 수족이 되어 생활하다 보면 24시간 아들의 곁을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꾸만 밀려드는 어깨와 다리의 통증 탓에 홀로 아들을 돌보는 게 점점 힘에 부친다. 옛날에는 아들을 위해 휠체어에 앉히고 바깥 구경이라도 했지만, 요즘은 베란다로 데려가는 것이 전부이다. 그마저도 아들을 업고 베란다까지 이동하고 나면 온몸에 진이 다 빠진다. 베란다로 가서 사람들을 보며 엄마가 아들에게 하는 말은 단 하나. 바로 “저 사람들처럼 걷자”이다. 아프기 전처럼 돌아가는 것은 어려운 걸 알지만, 엄마 태임 씨는 아들이 걷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군대와의 수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모자에게 돌아온 것은 수천만 원의 빚더미였다. 하지만 빚을 갚아 나가긴커녕, 현재는 월세조차 제때 못 내는 현실에 태임 씨는 자꾸만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태임 씨는 본인에게 꼭 필요한 수술도 자꾸만 미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항시 아들에게 채워놓던 기저귀 역시 밤에만 채워놓고 있다. 기저귀에 들어가는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이다. 아들이 걸을 수만 있다면 조금이나마 해결될 문제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태임 씨. 오늘도 엄마는 그 마지막 소원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