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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소나무' 뺑소니 사고로 시력 잃은 아들 돌보는 70대 노모

▲'소나무'(사진제공=MBN)
▲'소나무'(사진제공=MBN)
뺑소니 사고로 시력을 잃은 아들과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만나본다. 모자의 가슴 아픈 사연이 MBN 소나무에서 소개된다.

26일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혼자의 힘으로는 무언가를 혼자서 해낼 수 없는 아들을 지켜야하는 70대 노모, 모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다.

뽀얀 입김이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게 눈에 보일 만큼 추운 날씨이다. 하지만 오늘도 순희(79) 할머니는 굴러다니는 옷을 대충 주워입고는 현관을 나선다. 당장 한 끼를 해결할 몇천 원조차 없는 할머니는, 파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옆에는 항상 아들 선준(60) 씨가 함께 한다. 겉보기엔 키도 크고 건장한 아들이건만, 그저 말없이 엄마가 시키는 대로 손수레에 파지를 싣기만 한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그들은 이 추운 거리로 나와야만 하는 걸까?

순희 할머니가 30살이었던 해, 나이 차가 많이 나던 남편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떠나고 말았다. 할머니는 그렇게 억척스러운 엄마로 긴 세월을 지내왔다. 길에서 떡볶이도 팔아 보고, 공장에서 험한 일도 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지만, 불행은 끊이지 않았다. 공장 기계에 손가락이 들어가는 바람에 잘리고 말았다. 불편해진 손으로 할머니는 엄마이자 가장의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그런데 평생 고생만 한 탓일까? 이제는 할머니의 몸이 말을 듣질 않는다. 무릎이 팅팅 부어오른 건 오래전이고, 이젠 조금만 걸어도 시큰거리고 후들거리기까지 한다. 자꾸만 저릿한 허리 탓에 복대는 할머니의 단짝이 되었다. 심지어 이제는 눈까지 안 보이기 시작한다. 백내장이 심해져 수술이 아니고선 보일 수 없는 지경이지만, 할머니는 이다음에 하겠다며 수술을 자꾸만 미룬다. 당장 한 끼 해결할 돈도 없는 상황에 수술비는 구할 수 없을뿐더러, 몇천 원이라도 벌기 위해 고물과 파지를 주워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오던 선준 씨에게 갑자기 불행이 닥쳤다.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치고 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인이었던 아내는, 선준 씨의 보험금까지 빼돌려 본인의 나라로 도망가고 말았다. 사고를 당하기 전에 살던 집의 보증금으로 수술은 마칠 수 있었지만, 머리를 다쳐 시력까지 잃은 선준 씨는 혼자 살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결국 엄마의 집에 들어가 살게 된 선준 씨에게 아픔이 또 한 번 찾아왔다. 위암이 생겨 위의 대부분을 절제하고 만 것이다. 누구보다 식성이 좋던 선준 씨는, 이제 적은 양의 식사로도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게워내기 일쑤이다. 이렇게 성치 않은 몸이지만 선준 씨는 항상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서곤 한다. 이제는 연세가 지긋해 혼자서는 고물이며 파지를 줍기 힘든 엄마를 돕기 위함이다. 혼자 힘으로 엄마를 모실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선준 씨의 말을 들지 않는 몸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기초 생활 수급비와 노령연금으로 모자가 한 달을 버티기에는 부족하다. 때문에 순희 할머니는 아픈 무릎과 허리에 침 한번 맞지 못하고 파스를 조각내 붙이며 고통을 참는다. 이것만으로는 고통이 가시지 않는지 이내 자그마한 찜질 매트를 무릎에 대고 줄로 칭칭 동여맨다. 하지만 머리를 다친 아들은 혼자 씻거나 식사를 준비할 수 없기에 하나부터 열까지 순희 할머니의 손을 필요로 하다. 한 명이 들어가기도 비좁은 열악한 화장실에서 힘들게 아들을 씻겨야 하는 지금이지만, 그래도 함께할 수 있음에 엄마는 감사할 뿐이다. 비록 지금은 모자의 처지가 서리 맞은 풀잎 같지만, 언젠간 햇빛조차 잘 들지 않는 이 반지하 방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꿈꿔본다.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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